[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ㆍ현대차 등 국내 주요 그룹사들이 병신(丙申)년 첫 행보를 힘차게 내딛었다. 올해도 세계 경기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엄혹한 상황이 예상되지만, 혁신과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판을 마련하자는 '생존을 위한 질주'를 시작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업무 첫날인 4일 서둘러 현장으로 향했다. 계열사 임원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던 과거와 달리 이 부회장은 직접 사업장을 찾아다니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위치한 기흥과 세트 부문 사업장이 위치한 수원 사업장에서 각각 열리는 시무식에 각각 참석한다.
5일에는 중공업ㆍ건설 계열, 금융 계열 시무식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그룹 차원의 경영 화두나 메시지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현장 경영을 통해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사상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화하자고 주문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시무식에서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설정했다. 지난해 성적표는 801만대로 당초 목표였던 820만대에는 못 미쳤지만 2년 연속 800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 회장은 "올해 자동차 산업은 기존 메이커간의 경쟁 심화, 자동차 전자화에 따른 산업 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올해 목표로 삼은 813만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출범시킨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안착과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철강ㆍ건설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
구본무 LG 회장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주력 사업 대부분이 위기"라며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이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스마트폰, TV 등 주력 사업 품목에서 중국 등 신흥국들이 위협해 오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구조를 면밀히 파악해 근본적인 변화를 주자고 강조했다.
그밖에 허창수 GS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도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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