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여야는 성탄연휴 이틀째인 26일 오후 릴레이 회동을 갖고 쟁점법안 협상을 시도했으나 마땅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4자 협의'에서 재논의, 북한인권법은 '지도부 위임', 대테러방지법은 '연내처리 불투명',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노동 5법은 '이견 확인' 등의 결과만 도출했다.
새누리당의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 이목희 정책위의장,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모여 쟁점법안에 대한 의견 절충을 시도했다. 이 자리에는 쟁점법안 소관 상임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양당 간사도 참석했다.
회동의 첫 논의 대상이었던 서비스산업발전법은 보건의료의 공공성 확보 방안이 걸림돌이 됐다. 추후 논의는 기재위 양당 간사와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이 각 1명씩 참여하는 4자 협의에서 진행키로 했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의 제안은 서비스산업발전법에서 보건의료에 대한 제도 개선 사항은 빼고 보건의료소위원회를 만들자는 안인데 저희로서선 그 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연합 의원은 "보건의료는 서비스산업 내에서도 제도 개선만이 중요한 사항이 아니고 세제지원을 통한 진흥정책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때문에 제외하고 처리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당은 이어 북한인권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처리 여부를 원내지도부에 위임키로 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대해선 이견을 좁혔으나 다른 쟁점은 평행선을 달렸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합의될 전망이 없는 건은 아니지만 여야 간사가 과거 논리와 논쟁을 반복하는 상황이 계속돼 최종 타결을 지도부에 맡겼다"고 밝혔다.
여야가 접점을 찾은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부분은 인권기록을 수집하는 업무는 통일부에서, 보존하는 업무는 법무부에서 하기로 했다. 다만, 인권자문위원회·인권재단의 이사 구성 및 전단살포 규제 명시에 대해선 이견만 확인했다.
대테러방지법은 연내 처리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연내 처리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했고, 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도 "연내는 당연히 안 되는 것이고, 19대 국회 중 처리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대테러방지 컨트롤타워를 국가정보원이 아닌 국민안전처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의 주장대로면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테러방치법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야는 원샷법도 의견 절충에 실패했다. 양당은 원샷법 적용 대상에서 대기업 배제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이 대기업을 (원샷법에서) 제외하되 철강·조선·석유·화학은 예외로 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새누리당이 "야당은 대기업을 제외하자고 한다"며 "위가 무너지는데 아래만 조정해서는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반대했다.
이날 릴레이 회동의 마지막 순서였던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법, 파견법 등 노동개혁 5법 논의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현재 새누리당은 노동5법의 일괄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기간제법·파견법을 분리 처리하자며 맞서고 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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