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미국의 금리인상, 저유가에 따른 신흥국 경제불안 등 큰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며 "구조개혁 후퇴 시에는 언제라도 (국가신용)등급이 하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갖고 "경제활성화 및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성과를 높이 평가한 결과"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무디스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로부터 Aa2 이상의 등급을 부여받은 국가는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 등 7개 국가다. 무디스, S&P,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우리나라에 Aa2 (=AA) 등급을 부여한 것은 역사상 최초다.
최 부총리는 "최근 3∼4개월간 일본·프랑스 등 선진국부터 사우디·브라질 등 신흥국까지 많은 나라의 신용등급이 하향됐다"며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게 상향조정된 것은 경제 펀더멘털이 명확히 다르다는 점을 해외가 인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결정은 미국 금리인상 등 불안이 확대되는데 대해 우리 경제를 차단하는 '방어벽'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무디스가 마지막으로 신용등급을 상향한 것이 이명박정부 후반이던 2012년 8월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등급 조정은 박근혜정부 3년간의 경제성과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라는 측면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부총리는 "무디스의 결정이 우리 경제에 많은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먹구름이 한꺼번에 몰려왔을 때는 우리 경제가 예측하지 못할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계감을 표했다. 이날 부총리는 '먹구름'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언급하며 "올해 3분기 이후 어렵게 살려낸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가면서 당면한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디스가 향후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구조개혁의 가속화를, 하향요인으로는 구조개혁의 후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점을 언급하며 "구조개혁 후퇴 시에는 언제라도 등급이 하향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개혁 입법이 지연되면 대내적으로는 경제 활성화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에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규제개혁 입법들이 올해가 가기 전에 통과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재 노동개혁 관련 5대 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최 부총리는 "올해와 내년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판가름 하는 시기라는 각오로 구조개혁과 경제 활성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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