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기부 의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내가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줄 수 있다면 세상은 아름답다."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받은 것은 '내 능력'으로 이뤘기 때문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되돌려 주는 것은 더욱 힘들다.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한다. 나가는 것은 아깝다 판단해 버린다. '기부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이다.
카이스트(KAIST) 새내기 271명이 2015년 학기를 끝내면서 '1만 원'을 각각 내놓았다.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271만 원이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졸업할 때까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다. 혜택이 많은 셈이다. 이들이 271만 원을 모아 학교에 전달했다. 자신들이 받은 만큼은 아닌데 '기부'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어 의미가 크다.
카이스트 1학년 271명이 가을학기 마지막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새내기만(萬) 캠페인'에 참여했다. 올해 처음 시작된 '새내기만(萬) 캠페인'은 새내기들이 신나는 대학생활 마치며 1년 동안 학교에서 받은 혜택에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1만 원을 기부하는 행사이다.
'내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되돌려 주겠다는 의지가 스며들어 있다. 카이스트 새내기 서혜인 학생은 "카이스트 학생이었기에 1학년 학교생활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에 참여해 동료애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며 "새내기의 마지막을 뜻 깊은 기부로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새내기들은 "카이스트가 제공하는 장학금 덕분에 경제적으로 고민 없이 학교생활에 몰두 할 수 있었다"며"이번 기부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학교와 국민에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ST 신입생들은 입학할 때 학과를 구분하지 않고 반으로 편성된다. 1년 동안 '즐거운 대학생활(봄학기)'과 '신나는 대학생활(가을학기)' 등 교양과목을 필수로 이수한다. 두 프로그램은 신입생들이 대학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정규수업에서 반별로 명사특강, 문화공연, 역사탐방, 콘서트 참가, 스포츠경기 관람 등 총 8회에 걸쳐 특별수업을 한다.
강성모 카이스트 총장은 "대학생활 1학년을 마친 학생들이 기부라는 방법으로 학교사랑을 표현해 줘서 더 큰 감동을 받았다"며 "카이스트 구성원 모두가 더 좋은 대학을 만들어 가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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