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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돈의 씨앗은 시간…'일본의 워런버핏' 사와카미 아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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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돈의 씨앗은 시간…'일본의 워런버핏' 사와카미 아쓰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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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죄송합니다. 저희 투자원칙과 맞지 않아 자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1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해달라며 찾아 온 기관투자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남들은 기관 자금을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애를 쓰는데 A 운용사는 넝쿨째 굴러들어온 거액의 자금을 발로 걷어 찬 셈이다. 예상과는 다른 반응에 당황한 기관투자자는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무려 1조원에 달하는 기관 자금 운용을 단칼에 거절한 주인공은 '일본의 워런버핏'으로 불리는 사와카미 아쓰토 사와카미투자신탁 회장이다. 사와카미 회장은 '장기투자를 통한 회사원의 자산 증대'를 모토로 17년동안 뚝심있게 가치투자 철학을 실천하며 일본 금융투자업계에서 장기투자의 힘을 보여주는 투자 고수다.


1947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사와카미 회장이 금융투자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한 구인광고 덕분이다. 대학생이었던 1970년 신문 구인광고란에 방학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는 개인광고를 올린 것. 돈은 못 벌어도 좋으니 기업분석을 하고 싶다는 내용의 광고를 올린 후 그는 스위스캐피털인터내셔널에 입사할 기회를 얻게 됐다.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를 거쳐 1986년부터 유럽 스위스픽테트은행 일본 대표로 17년간 근무했던 사와카미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1999년 일본 최초의 독립계 투신사로 평가받는 사와카미투자신탁을 설립한 것이다. '잃어버린 20년'인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예·적금밖에 모르는 일본 샐러리맨들을 위한 펀드를 만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자산을 불려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첫 펀드이자 유일한 펀드인 '사와카미 펀드'는 출시 당시 가입자 487명, 자금 163억원 규모로 시작했다. 16년이 지난 현재 펀드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펀드 규모는 2조8000억원 규모로 불어나 단일 펀드로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크다. 수익률도 우수하다. 사와카미 펀드는 출시 당시부터 지금까지 16년간 누적 수익률 120%를 기록해 복리 기준으로 연간 5% 수익률을 꾸준히 달성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지수 상승률이 20%에 못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은 장기투자다. 사와카미 회장은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우량주를 매수해 장기 보유하고 주가가 충분히 오른 후 파는 장기투자 철학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있다. 파생상품, 헤지펀드 등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한 '수렵형 투자'보다는 좋은 주식을 골라 시간에 투자하는 '농경형 투자'를 추구하는 셈이다. 모를 심어 벼를 수확하려면 봄에서 가을이 돼야 하듯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반드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게 사와카미 회장의 철학이다.


요즘처럼 불안한 시황은 사와카미 회장에게는 기회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쓸리는 하락장에서 떨이로 나온 주식을 싸게 매입하고 주가가 오를 때까지 회사를 응원하며 느긋하게 기다리면 언젠가 높은 수익으로 보상받을 것이란 믿음이다. 사와카미 회장이 불황, 증시 폭락 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실제로 2010년 도요타 리콜 사태 때 사와카미 회장은 이 회사에 투자해 5년만에 400%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그가 눈여겨보는 종목은 일상생활에서 매일 같이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을 생산하는 좋은 기업들이다.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인구 증가, 경제활동 확대 흐름 등을 감안하면 생활에 필요한 기업의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도요타(자동차), 고마쓰(중장비), 브리지스톤(타이어), 카오(KAO) 등이 사와카미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들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와카미투자신탁은 일본 독립계 운용사로 고유한 투자철학과 원칙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며 "수많은 펀드를 우후죽순으로 만들고 철학, 원칙보다는 유행에 따라 투자하는 국내 운용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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