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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분당 위기를 막을 수 있었던 3번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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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결국 일은 벌어졌다.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했고, 야당은 분열위기에 놓였다. 선거구 획정 등 시급한 사안은 쌓여 있지만 정치권은 올스톱 된 상황이다. 안 의원의 탈당은 막을 수 없었을까? 적어도 현재의 분당위기는 세 차례는 막을 기회가 있었다.


안 의원의 탈당의 직접적인 계기는 혁신전당대회 거부다. 안 의원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 두 사람 모두가 출마해 혁신안 두고서 전당대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표는 이에 대해 분열만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대 논의가 본격화 되기 전에도 야권 내부에서는 분열을 조기에 봉합할 순간이 몇차례 있었다. 혁신안에 대한 양측간의 입장 조율의 시간이 있었고, 문 대표의 거취 등에 있어서도 보다 분명하게 일단락을 내릴 수 있는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문 대표 체제하의 첫번째로 치러진 올해 상반기 재보궐 선거(4·29재보선)에서 참패했다. 들끓는 당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문 대표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강도높은 혁신을 추진하는 쪽으로 상황을 타개하기로 했다. 혁신위원회 구성을 두고 한참 논란이 벌어졌던 5월18일 문 대표와 안 의원은 만나 혁신위 구성 등에 논의했다. 당시 문 대표는 안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안 의원은 "제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은 재차 안 의원에게 위원장직 수락을 요청했지만 안 전 대표는 "재고 여지가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당시 안 의원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면 혁신안을 둘러싼 양측간의 논란은 발생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이 혁신안 발표 뒤에 요구한 10대 혁신안 등은 이미 혁신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반영되어 혁신안을 둘러싼 양측간의 이견 갈등 소지가 사전에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9월에는 문 대표의 거취 논란이 정리될 기회가 있었다. 혁신안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내분이 가라앉지 않자 문 대표는 당원과 대의원 각각에게 재신임을 물어 진퇴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었다. 결국 국민과 당원에 물으려는 문 대표의 재신임 계획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9월20일 열린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는 "문재인 당 대표의 재신임 확인 한다"면서 "더 이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분열적 논란을 배제한다"고 밝혔다. 약식으로 재신임이 이뤄졌다. 하지만 대표체제 문제는 계속 분란의 소지가 됐다. 당시 문 대표의 거취에 대해 확실한 재신임이 이뤄졌거나 불신임이 이뤄졌다면 이후의 분란 상황은 다른 상황으로 전개됐을 공산이 커졌다.


위기를 막을 기회는 한번 더 있었다. 안 의원이 9월과 10월에 낡은 진보 청산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내놨을 때다. 당시 문 대표는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낡은 진보는 새누리당 쪽에서 우리 당을 규정짓는 그런 프레임"이라며 안 의원의 혁신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문 대표는 이달 4일 안 의원의 혁신안을 당헌 당규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미묘한 부분이었던 한명숙 전 총리의 당적정리도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은 너무 늦었다. 안 의원의 제안이 두어달이 지난 뒤에야 수용된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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