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한국타이어가 중국 시장 위기관리에 나선다. 마케팅 강화로 점유율을 늘리는 기존 방식이 아닌 현지 토종업체의 운영안을 살피는 등 다각도에서 리스크 요소부터 점검하기로 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최근 중국산 제품의 반덤핑 리스크를 진단,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올 상반기부터 중국산 제품의 유럽연합 수출가격에 대한 반덤핑 리스크를 진단해왔다"며 "중국 타이어 업체들의 수출ㆍ내수 시장 운영안을 꼼꼼히 점검, 이를 현지 시장 공략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마케팅 강화와 기술력 증대에도 중국산 저가 타이어 공습에 맥을 못추고 있다. 글로벌 매출 비중에서 20% 초반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속내를 보면 상반기 매출액은 2013년 6310억원에서 올해 4260억원으로 2년새 32.5%나 급감했다.
국내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타이어를 생산 중인 중국 3개 공장의 생산실적 또한 크게 줄어든 상태다. 2013년 상반기 7013억원에서 올해 5545억원으로 21% 줄었고 95.6%에 이르던 충칭 공장의 평균가동률은 올해 70% 후반대로 떨어졌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중국 생산 제품의 유럽연합 수출가격에 대한 반덤핑 리스크를 진단하기 위한 작업이 대표적으로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부과로 한국타이어가 북미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대목도 분석 중이다. 북미 시장에서 타격을 입은 중국 저가 타이어업체들이 자국에서의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와함께 중국 RMS(Risk Monitoring System) 운영 조직의 활동폭도 더욱 넓히기로 했다. 현지 판매 시장 악화로 각종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조기 경보 프로그램인 RMS를 통해 인사, 판매, 회계, 비용, 구매, 물류 등 6개 부분 모니터링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 3일 단행한 중국 총괄 임원 인사도 같은 맥락이다. 2000년 초반 이후 중국 시장에 부사장급을 파견하지 않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중국사업을 통괄하는 이수일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더욱 힘을 실어줬다. 이 부사장의 경우 2013년 파견 후 글로벌 시장 침체에도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는 등 세일즈 분야의 성과를 인정받아왔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0개가 넘는 중국 저가 브랜드에 맞서는데 높은 기술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가격 경쟁력, 현지 토종 업체들의 판매 운영안, 중국의 도로 개발 계획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 체계적인 전략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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