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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내달 11일 개성서 차관급 회담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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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양 아닌 개성, 장관급 아닌 차관급 등 개최장소·격(格) 아쉬워

남북, 내달 11일 개성서 차관급 회담 연다 26일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당국회담 실무접촉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오른쪽)이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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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남과 북이 26일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실무접촉을 통해 다음달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8·25합의 이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이어지며 남북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남북은 27일 새벽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제1차 남북당국회담을 12월11일 개성공업지구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며 "회담대표단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여 각기 편리한 수의 인원들로 구성하고 회담의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또 남북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 문제들은 판문점연락사무소를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8·25합의의 핵심사항인 당국회담 개최에 남북이 합의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지속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북 당국간 현안들이 하나둘씩 풀리면서 최근 꿈틀거리고 있는 민간교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12·11 당국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방안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집중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경원선 복원 및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유감 표명 및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회담 장소와 격(格)이 당초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8월 채택된 '남북 고위당국자접촉 공동보도문'의 1번 항목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번 실무접촉의 합의사항이 8·25합의보다 후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은 8·25 합의 위반"이라며 "이는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당국회담을) 정례화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한국정부가 이산가족 문제의 획기적인 해결을 원한다면 장관급 당국회담을 추진하거나 남한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통일부장관, 북한의 총정치국장과 대남 비서가 참가하는 고위급 접촉을 재개해 남측이 희망하는 이산가족 생사 전면 확인과 상봉 정례화 및 북한이 희망하는 금강산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를 가지고 빅딜을 추구하는 보다 대담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차원에서 유연성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새벽 긴급브리핑에서 "장관급이 아니고 차관급인 것은 우리 측이 '남북 간 현안을 협의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는 점과 남북 고위당국자접촉의 후속회담 성격인 만큼 차관급으로 하자고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은 현지 통신선로 개설 등 기술적 문제로 예정보다 2시20분 정도 늦은 26일 낮 12시50분께 시작돼 11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밤 11시59분께 종료됐다. 남북은 실무접촉 초반 당국회담의 형식, 대표단 구성, 개최 시기와 장소, 의제 등에서 서로 입장차를 보였으나 본부의 훈령과 지시를 받은 뒤 수석대표 접촉 등을 통해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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