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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아파트 분양 계약률 87%…청약 광풍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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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계약률은 하락세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권 전매 목적의 수요자들이 대출 규제 등으로 불안감을 느껴 슬슬 발을 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집계한 지난 3분기 전국 민간 아파트 평균 초기(일반분양 개시일자로부터 3~6개월) 분양률을 보면 87.7%를 기록했다. 2분기 92.2%에 비해 낮아진 것이며 1분기 89.5%에도 못 미친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전국적인 아파트 분양 물량은 33만5000여가구에 이른다. 지난해에 비해 이미 2배 이상이며 2000년대 초중반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도 연간 분양 물량이 20만가구 이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봇물이 터진 셈이다. 오랜만에 부동산 경기 훈풍이 불면서 건설사들이 그동안 묵혀뒀던 물량을 일시에 풀어놓은 결과다.


분양가도 치솟아 전국 평균 3.3㎡당 1000만원에 육박해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엄청난 물량이 고가로 쏟아지는데도 지난 3분기 청약경쟁률은 월별로 16~18대1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매 주말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수만명이 방문하고 비가 오는데도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앞다퉈 아파트를 사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 계약에 나서는 이들은 슬며시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에는 서울과 인천의 초기 분양률이 100%였으나 3분기에 서울은 95.7%, 인천은 83.3%로 떨어졌다. 다만 경기 지역 분양률은 같은 기간 89.2%에서 92.4%로 다소 높아졌다. 부산의 경우 2분기 100%에서 90.8%로 크게 하락한 반면 청약 열풍이 불고 있는 대구는 2분기에 이어 100% 분양률 기록을 이어갔다. 울산과 세종, 제주도 100% 분양률을 보였다.


또 충북은 49.3%로 절반이 미분양이며 강원(58.8%), 전남(79.6%), 경남(79.7%), 전남(79.6%), 전북(83.7%) 등이 모두 비교적 낮은 분양률을 보였다. 경북은 92.4%로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도 3만2524가구로 전월에 비해 2.6% 증가했다.


최근 분양 아파트 중에서도 초기 '완판'(매진)에 실패한 곳들은 적지 않다. 서울 '반포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3.3㎡당 평균 4040만원의 고분양가인데도 21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으나 실제 계약 단계에서는 미계약분이 다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도 지난 8월 수십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아파트들 중에서 계약률이 저조해 전체 가구수 중 30%가량까지 미분양인 곳들이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인근 지역에서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는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와 '신반포자이'는 한 술 더 떠 3.3㎡당 4200만~4300만원 수준의 분양가가 예상되고 있어 계약 성적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하는 곳마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는 있지만 실제 계약은 100%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을 감안해 분양가를 책정할 때 계약률을 고려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전국적인 청약경쟁률도 8.6대1로 전월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도 주춤하고 있다. 부동산114는 "전세의 월세 전환, 재개발ㆍ재건축 이주 수요로 촉발된 전세난 때문에 세입자들이 저금리를 이용한 내집 마련에 적극적이었으나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에 피로감을 느끼며 관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매수세도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청약 1순위 자격자가 늘어나고 인터넷으로 손쉽게 청약을 할 수 있다보니 프리미엄(웃돈)을 붙여 전매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면서 "그런데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하니 유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되고 자칫하면 분양받은 아파트를 못 팔고 떠안아야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너무 많은 분양 물량이, 그것도 비싼 가격에 공급돼 온 것도 계약률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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