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이들과 음식으로 소통하는 소셜다이닝 '집밥' 대표 박설미
1인 가구시대 사람과 사람 연결
전국에서 매주 250여 모임 열려
공예ㆍ글쓰기ㆍ봉사 등으로 확대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총 모임 2만1300여건, 192개의 모임이 진행 중입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3년 전, '소셜다이닝(Social Dining)' 열풍을 일으킨 '㈜집밥(www.zipbob.net)'의 회원 수가 어느덧 10만명을 넘어섰다. 설립 초기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말 그대로 밥을 먹는 모임이 주를 이뤘지만, 회원 수의 꾸준한 증가와 더불어 현재는 총 8개의 모임 카테고리에 누적 방문객 수 4091만명을 넘는 대형 소셜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집밥의 창업 멤버이자 현 대표인 박설미(32)씨는 11일 "혼자 사는 1인가구를 겨냥해 시작한 집밥이 어느덧 3주년을 앞두고 있다"면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플랫폼 형태로 운영하다 보니 그간 이용자들의 취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임의 영역이 확대돼 왔다"고 말했다. 집밥은 그의 동생 박인씨가 2012년 4월 페이스북에 '집밥이나 같이 먹어요'란 글을 올린 것을 계기로 활동을 시작, 같은 해 12월 사이트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포털사이트에서 소셜다이닝과 연관검색어이기도 한 집밥에 접속하면 빨간 배너를 두른 단순한 구성의 웹사이트가 열리는데, 현재 진행 중인 모임 수와 각 모임의 테마를 포토존 형태로 보여준다. '대화ㆍ일상' '요리ㆍ음식' '문화ㆍ예술' '활동ㆍ놀이' '공예ㆍDIY' '지식ㆍ배움' '봉사ㆍ나눔' '만남ㆍ연애'로 구분되는 카테고리와 '추천모임' '인기모임' 등의 별도 섹션이 방문객들을 안내해준다.
박 대표는 "한때 소셜다이닝이란 말 자체가 유행이고 트렌드였다면 지금은 이용자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기는 문화로 정착한 것 같다"며 "밥 모임 외에 꽃꽂이나 수제 맥주 만들기, 심리테스트 등 모임의 주제가 한없이 다양해진 것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낯선 누군가와 만나 함께 밥을 먹고 싶다는 단순한 동기가 밥을 넘어 취미와 오락, 자기계발 활동에까지 넘나들게 된 것이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이용자들의 심리적 동기는 대표 개인의 바람이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비주얼아트대학(School of Visual Arts)'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지에서 시각디자이너로 활동한 그는 5년 전 한국에 돌아왔다. 박 대표는 "새롭게 친구를 만들고 다시 한국에 적응해야 했던 내게도 집밥은 꼭 필요한 서비스였던 것 같다"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 교류하면서 주변과의 관계도 더 좋아지고 스스로도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매주 평균 250여개의 집밥 모임이 서울ㆍ경기권을 비롯해 부산, 대전 등 전국 20여개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밥 모임의 경우 회비는 1만5000~2만5000원 선인데 운영진은 각 모임마다 참가 신청 회원을 대상으로 사전결제를 진행, 참석률을 높이고 모임회비의 일부를 수수료 형태로 받아 사이트 운영에 쓰고 있다.
집밥의 향후 목표에 대해 박 대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의 관심사를 표현하고 또 공감해주는 공간을 활발하게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며 "저 역시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2박3일 글쓰기 모임에 참가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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