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부작용 심각…실물경제 침체에도 부동산 과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런던과 홍콩의 부동산 시장에 버블 붕괴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부동산 버블 지수'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이 단순한 고평가 수준을 넘어 거품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는 1.5 이상을 받은 곳은 15개 도시 중 런던(1.88)과 홍콩(1.65) 두 곳이었다.
런던의 부동산 가격은 이미 지난 2007년 고점보다 6% 정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 9월 런던의 평균 집값은 50만파운드(약 8억70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보고서는 "해외 유동자금이 런던으로 몰려들고 있다"면서 "런던 부동산 시장의 펀더멘털이 악화될 경우 가격이 급격한 조정을 받을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폭락했던 홍콩의 부동산 가격도 꾸준히 올라 최근 9년간 60%나 뛰었다.
런던·홍콩과 같은 거품 우려는 적지만 부동산 가격이 고평가 됐다고 볼 수 있는 0.5~1.5 범위에는 시드니·벤쿠버·샌프란시스코·암스테르담·도쿄 등 10개국이 꼽혔다.
UBS는 호주의 경우 주택가격 급락에 따른 은행권 붕괴 리스크가 크다고 경고했다. 호주 은행권 여신에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정도로 미국의 2배, 영국의 3배에 달한다.
반면 뉴욕·보스톤 등 미국 도시 2곳의 부동산 가격은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UBS의 클라우디오 사푸텔리 글로벌 부동산 대표는 "양적완화로 풀려진 돈이 부동산으로 몰려들면서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 리스크가 커졌다"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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