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율 46.9%로 가장 높아..근로·사업소득 비중 49.9%
"노후소득보장 국가 역할 커져야"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의 빈곤율이 50%에 육박하고, 전체 소득에서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순아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연금포럼 가을호에 기고한 '노인가구의 소득수준과 공적 노후소득보장의 국가 간 비교'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는 룩셈부르크소득연구(LIS, Luxembourg Income Study)에서 제공하는 국가별 소득 자료와 우리나라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활용해 비교 분석했다.
노인가구의 소득수준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빈곤율은 노르웨이가 1.5%로 가장 낮았고 덴마크 1.7%, 네덜란드 3.6%, 폴란드 6.5%, 호주 7.6%, 영국 7.9%, 캐나다 8.5%, 독일 10.2%, 핀란드 11.7%, 미국 19.3%, 대만 26.6%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46.9%로 조사대상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노후소득의 구성을 살펴보면 한국에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해서 얻은 소득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국가들의 대부분이 10%대의 비중을 보인 반면, 한국 노인가구의 근로·사업소득의 비중은 49.9%로 절반에 육박했다. 대만은 43.3%로 한국 다음으로 높았고 미국 21.9%, 폴란드 19.1%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이전소득을 살펴보면 여타 복지국가들의 경우 나라에서 제공하는 공적 노후소득보장 비중이 매우 높은 반면, 한국은 사적이전소득이 높아 노후 소득보장에 있어 여전히 개인과 가족의 책임이 크게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타 복지국가들은 공적이전소득이 70%를 웃돌았지만 한국(28.8%)과 대만(26.2%)은 20%대에 그쳤다. 반면 사전이전소득은 여타 복지국가들이 0%대인 반면 대만(22.5%), 한국(19.8%)은 20% 내외로 조사됐다.
이 연구위원은 "대만과 한국은 아시아 국가들 중 국가의 경제적 수준이 꽤 높은 국가에 속하지만 아직까지 복지체제가 미흡한 상황으로 노인가구의 소득수준 역시 서구의 복지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미약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구고령화가 가속화되고 특히 고령의 노인 단독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후소득보장에 있어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요청될 수밖에 없다"며 "다층적 연금체계의 견실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애주기별, 근로활동별로 정책대상을 달리하는 차별적 접근의 연금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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