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신규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 영향에 따른 기존 주택 매매시장에 대한 하반기 전망은 엇갈렸다.
17일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여전히 전세시장은 불안하고, 내년에는 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를 낮은 수준에서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다"며 "10월 거래량과 가격을 봐야겠지만 연말까지는 매매가격과 거래량 증가세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발목을 잡았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우려'가 다소 완화된 것이 기존 주택 매매시장에 호재로 작용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작년 동월 대비 0.6% 감소했다. 올 들어 주택 거래량이 1년 전과 비교해 줄어든 것은 7개월 만이며 4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탓에 부동산 매매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
함 센터장은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됐을 뿐 인상한다는 기조가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속도나 인상폭이 완만한 수준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국내 주택가격이 하락 할 만큼의 강력한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다른 전망을 내놨다. 박 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금융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기 때문에 당분간 대출 금리 상승 부담감은 덜었다"며 "하지만 인상한다는 기조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닌 만큼 특별한 호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올해 말까지로 악재를 유예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미 기존 주택 매매가격이 상당히 오른 상황이고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기 때문에 11월과 12월의 가격 상승폭과 거래량 증가폭은 줄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우려 완화 효과가 신규분양 시장에 집중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함 센터장은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이 고정금리비율을 높이고, 분할상환방식으로 이자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강화된다"며 "이를 피해 아예 신규분양을 통한 주택 마련 수요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기존 주택의 가격 상승이 불확실하다고 봐 단기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신규 분양에 대한 수요가 크다"며 "사람들이 신규 분양시장을 앉은 자리에서 큰돈을 벌 수 있는 '무위험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중개업소 대신 견본주택에만 사람들이 모이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