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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철의 맨해튼 리포트] 정치 초짜 돌풍‥엽구리 찔린 美 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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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뜨거워지고 있는 미국 대선 판도에 아웃사이더 열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아웃사이더 신드롬은 공화당과 민주당 내에서 깜짝 돌풍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아웃사이더들의 선전이 계속 이어지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점차 내년 11월 치러지는 46대 미국 대선과 미국 정치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핵심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김근철의 맨해튼 리포트] 정치 초짜 돌풍‥엽구리 찔린 美 공화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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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웃사이더 돌풍의 진원지는 공화당이다. 현재 15명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아웃사이더들은 기존의 정통 직업 정치인과 공화당 리더들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온갖 막말 논란과 타 후보들의 협공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나마 트럼프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는 후보들도 외과의사 출신 벤 카슨과 휼렛패커드(HP)의 최고경영자 출신 칼리 피오리나 등 또 다른 아웃사이더들이다.

퓨리서치 센터가 지난달 22~29일(현지시간)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트럼프는 25%의 지지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위는 16%를 얻은 벤 카슨이 차지했고, 8%를 얻은 피오리나가 3위였다. 직업 정치인 중에선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만이 공동 3위에 올라 체면치레를 했을 정도다.


화려한 배경과 정치 경력으로 공화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젭 부시 플로리다 전 주지사는 단지 4%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한때 촉망받던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아예 후보 사퇴로 중도 탈락했다. 아웃사이더 돌풍에 밀려 선거자금이 바닥나버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도 '힐러리의 아성'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데다가 미국 국민은 물론 진보진영에서조차 생소한 '사회주의자'를 자처해온 인물이다.


워싱턴 정가는 최근 발표된 대선후보별 지난 3분기 자금 모금 집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샌더스 의원은 총 2600만달러(약 304억7800만원)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모금액 2800만달러에 육박한 수준이다. 더구나 샌더스는 부자나 기업들의 거액 기부에 의존하지 않고 소액 기부자들의 온라인 모금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 미국 정치권에선 이를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화당에서 선전하고 있는 벤 카슨 후보도 같은 기간 2000만달러나 모금하며 기염을 토했다.

[김근철의 맨해튼 리포트] 정치 초짜 돌풍‥엽구리 찔린 美 공화 버니 샌더스


출마 선언 후 트럼프의 인기가 급상승할 때만 해도 '개인기' 덕분으로 치부하던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아웃사이더 신드롬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를 새로운 '정치 현상'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 정도는 '정치인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미국 정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60% 가깝게 나왔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 10명 중 6명은 '정치권 밖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이 차기 대통령으로 더 적합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25%만이 이렇게 답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공화당 대선판도를 뒤엎어버린 트럼프 현상이 그냥 스쳐가는 바람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8월 미국의 역사학자인 이안 부르마 바드대학 교수도 이를 두고 "직업 정치인에 대한 반란"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워싱턴 정가와 미국인들은 전례가 없던 아웃사이더 현상이 실제 내년 11월6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를 두고는 민주당보다 공화당이 훨씬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트럼프 신드롬이 '표의 확장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는 이민자에 대한 막말과 기성 정치인과 경쟁자에 대한 비하발언, 각종 기행을 통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가 이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진보정책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자 다른 후보들도 이를 베끼기에 바쁘다.


점잖던 이미지의 카슨도 최근 '무슬림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발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피오리나는 "테러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이 미국을 안전하게 하고 있다"고 강변했고 부시 전 지사는 이른바 '앵커 베이비(원정출산)'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발언들이 당장 공화당 내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는 데는 좋지만 대선 본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중도파나 부동층으로부터는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공화당 후보들의 막말 퍼레이드에 미국 내 히스패닉이나 아시아계는 물론 무슬림 관련 단체들마저 연일 항의성명을 내기에 바쁘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 같은 분위기가 결국 후보가 누가됐든 내년 대선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킬까 걱정이다.

[김근철의 맨해튼 리포트] 정치 초짜 돌풍‥엽구리 찔린 美 공화 힐러리 클린턴


이에 비해 민주당의 '샌더스 신드롬'은 클린턴 전 장관이 자신의 권위와 특권의식을 깨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세론에 안주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요즘 TV 토크 쇼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때론 막춤도 추고, 트럼프 흉내를 내는 코믹 연기도 서슴지 않는다. 대중에 친숙한 이미지로 변신하기 위한 안간힘이다. 덕분에 힐러리의 지지율 하락세는 일단 주춤한 상태다.


아웃사이더 신드롬을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시각과 셈법이 점차 엇갈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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