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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감] 국정감사, 전반전은 '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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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중간결산해보니 - 정책은 없고 여론 관심끌기용 막말 극성…총선 의식한 감사, 후반전도 걱정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고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행정부를 견제ㆍ감시한다는 당초 국감 취지와는 거리가 먼 '막말 주고받기'는 여전하고 정쟁 공방과 민원 청탁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올해 국감은 '막말 대결'로 문을 열었다.

국감 첫날인 지난 10일 안전행정위원회의 행정자치부 국감은 정종섭 장관의 새누리당 연찬회 건배사가 선거법 위반 논란 쟁점으로 떠오르며 바로 파행했다. 어렵게 지난 18일 다시 열린 행자부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여당답게 하라" "깽판을 놓으려고 그래"라는 말을 쏟아냈고 이에 여당 의원들이 "말 똑바로 하라" "누구를 가르치는 거냐"며 받아치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지난 14~15일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감은 그야말로 '막말의 향연'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기재부 공무원들에게 '재벌의 하수인' '한국경제를 망친 주범' '기재부 관료 사퇴하라' 등의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한 여당 의원이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창피해서 같이 앉아있기 힘들다"고 언급했다가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재부 막말 국감 논란은 장외로까지 번졌다.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조가 지난 17일 "'C급 정치인'들이 사실상 명예훼손 범죄를 저질렀다"며 규탄 성명서를 내자, 같은 날 야당은 노조 관계자들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재벌 지배구조를 파헤치겠다며 어렵사리 부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던진 '정체성 검증' 질문도 물의를 일으켰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7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하게 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는 질문을 한 뒤 이튿날 사과했다.


보건복지부 국감에서는 성희롱성 발언도 나왔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1일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의 여직원 성희롱 의혹을 물으며 "일어서서 회장 '물건(성기를 지칭)' 좀 꺼내봐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어진 지역 민원성 발언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신학용 새정치연합 의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지역구가 인천 계양구다. 계양산이 있다. 계속 골프장 하겠다고 고집할 거냐"라며 골프장 포기 답변을 유도했다.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1일 발언권을 얻자 지역구 숙원사업인 '충청권 광역철도 사업' 관련 질의만 해 빈축을 샀다. 박 의원은 "충남 계룡역~대전 신탄진역 구간과 대전~옥천 구간 철도망 건설로 충청권의 교통편의를 높여야 한다"고 말하며 읍소에 나섰다.


한편 피감기관 측의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답변도 여전한 구태 국감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5일 안행위의 국민안전처 국감에 출석한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잠수사 사망사건과 관련 "민간잠수사 공우영씨가 언딘의 관리자로 다른 사람보다 130%의 수당을 더 받았다"면서 민간잠수사가 사설 구난업체 언딘 소속이라고 주장했다가 뒤늦게 번복하는 망신을 샀다.


이 같은 부실국감은 추석 연휴 이후 다음 달 8일까지 예정돼있는 후반기 국감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각각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혁신안 등으로 내홍을 겪는 상황이어서 정책보다는 정쟁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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