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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공포의 일주일’ 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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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포의 일주일’이 시작됐다. 시장의 전문가, 투자자들은 글로벌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주에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ed는 오는 16일(현지시간) 부터 이틀간 통화·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회의를 마친 17일 오후에는 정책 성명이 발표되고 재닛 옐런 Fed 의장이 브리핑을 겸한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날 Fed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주 극심한 긴장감과 변동성을 겪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초 Fed의 9월 기준 금리 인상 전망은 대세였다. Fed는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2008년 12월부터 단기정책 금리를 0~0.25%로 내리며 사실상 제로(0) 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경기를 살리고 고용을 늘리기 위한 특단의 부양책이었다. 이후 미국 경제는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왔고 지난 8월 실업률은 5.1%를 기록,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제 Fed는 경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 전환을 준비해야할 시점이 된 것이다. 옐런 의장도 올해 안에는 금리 인상 결정이 나올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왔다. 지난 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9월 금리 인상 전망은 82%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 같은 전망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몇 주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발 증시불안과 경제 둔화 우려에 크게 흔들렸다. 미국 증시도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과 미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실제로 미국의 실업률은 양호해졌지만 지난 몇 주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발 증시불안과 경제 둔화 우려에 크게 흔들렸다. Fed가 실업률과 함께 중요 정책 지표로 삼고있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7월 1.2%로 떨어지며 목표치 2%에 한참 못 미쳤다.


지난 주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가 Fed의 조기 금리 인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IMF는 Fed의 발표에 앞선 17일 오전에 기자회견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 압박에 나서는 셈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등도 잇따라 “9월에 금리 인상을 하면 글로벌 경제는 물론 미국도 엄청난 충격과 부진에 빠지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흐름을 반연, WSJ의 최신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선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46%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10월이나 12월 예상보단 월등히 높은 상태다. 이에 비해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 거래인들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28%로 더 낮게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금융 환경은 이미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한 것과 비슷한 긴축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12월 이전에 Fed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런 의장과 Fed는 금리 인상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은 채 FOMC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예측 불확실성은 갈수록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Fed가 9월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당분간 예측 불허의 혼돈에 빠져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ed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달러화도 함께 강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신흥시장(EM) 등으로 빠져나갔던 자본이 대거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흥시장은 이미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전 Fed의장의 발언 한마디에도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증시가 폭락하는 ‘긴축발작’ 을 경험한 바 있다. 미국의 실제 금리 인상 결정이 발표되면 그 후폭풍은 가늠하기조차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증시는 최근 고점 대비 10%가 하락한 조정 주변에서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가 이번 주 FOMC 발표로 어떤 형태로든 강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금리 시절 호황을 누려온 미국의 채권시장 재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은 결국 미국 채권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채권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FT는 미국의 주식과 채권 시장이 흔들리고 이 여파로 신용시장 마저 얼어붙어 버리면 악몽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결국 신용시장 마비로 인해 촉발됐다는 점을 염두에 둔 우려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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