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는 고임금 구조가 지속되면 어렵게 쌓아온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7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부진업종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한 윤 장관은 "노동개혁을 시급히 이뤄내기 위해 연공급 보다 생산성을 반영한 임금체계로 개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이 없으면 노조도 없다는 공동운명체 의식을 갖고 노동개혁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자동차 업계를 예로 들며 생산성 향상에 기반한 임금체계 개편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자동차업계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234만원으로 도요타나 폭스바겐 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1인당 매출규모는 도요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생산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조선 산업이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부분파업을 하고 여타 조선사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윤 장관의 발언은 최근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사정위원회 대타협 시점으로 제시된 10일을 앞두고 노동계에 결단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5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터키 앙카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사정위원회가 오는 10일까지 (임금피크제 도입과 일반해고 요건 완화 등에)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 입법을 통해 노동시장 개혁을 강행하겠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최근 "지금 노동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에 의해 노사는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노사정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최근 수출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철강·조선·자동차·석유·석유화학 5개 협회 회장과 부회장 등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수출 감소 원인과 향후 수출전망, 경쟁력 제고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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