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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슈미트도 한국서 태어나면 질식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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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파워기획]정부·기업 산업경제 마인드로 미래경제 못살린다 4

미래 인재 만든다며 교육은 근대式…20세기 사람들이 '21세기 죽이기'


文史哲은 180도 틀바꿔 동영상 스토리로 재편해야
교수들 일자리 사라질까 학생들을 인질로 삼는 대학풍경
새로운 인재 뽑아놓고 구식관리로 싹도 못 틔우는 기업도 문제
'일할 사람' 두뇌, 벤처로 만들 국가 프로젝트 갖춰야 창조경제 나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기업이 원하는 실무능력이나 벤처에 도전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큰 걸림돌 중 하나가 구식 교육시스템입니다. 교수들은 자기 학과가 폐지되거나 커리큘럼(교과과정)에서 위축될 경우 자신들의 자리가 없어질 것을 우려해 학생을 인질로 삼고 있는 셈입니다. 인문과 경영, 정보기술(IT)의 통섭교육이 되도록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해도 요지부동입니다.”


정부 고위당국자가 창조적인 경제순환시스템, 즉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토로한 내용이다.

교육이라는 1차 단계부터 빚어지는 경제 생태계 교란현상은 지난달 개최된 국제해킹방어대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달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해킹방어대회 데프콘에서 한국팀이 우승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점은 참가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해킹 공부의 비결을 화이트해커 선배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꼽았다는 점이다. 학교 등 제도권 교육이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새롭지 않다. 시간의 굴레 속에 인류가 쇠퇴하고 신인류가 떠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며 21세기와 함께 등장한 릫밀레니엄 세대릮가 나왔지만 이들의 특성은 교육에서부터 무시되고 있다.


미국 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의 61%가 TV나 신문이 아닌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공공 분야 뉴스를 접하고 있다. IT기기를 다루는 데 능숙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경을 초월해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과 같은 관심사를 공유한다.


이들은 문자보다 영상과 더 친하다.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밀레니엄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유튜브에 광고를 한 업체들의 수가 전년 대비 40%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저서 담론에서 “과거 세계 인식의 틀이었던 문학과 역사, 철학은 세계의 올바른 현재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며 “앞으로는 영상서사가 세계 인식 틀의 압도적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사철의 추상력과 시서화악의 상상력, 영상서사의 압도적 전달력의 장단점을 유연하게 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은 지금과 같은 단순 전공시스템을 고수할수록 퇴보할 수밖에 없다. 초중고 교육도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학과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자유로운 학습을 보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 산업수요 충족이 아닌 경제구조고도화라는 측면에서 인적자원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유아-초중등-대학-평생교육을 아우르고 재정투자와 제도개혁을 연계하는 종합적인 개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기업도 충성도만 높은 직장인을 뽑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독립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 등용에 나서야 한다. 레드오션을 떠나 블루오션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세계 제조업은 패러다임 전환에 직면했다. 3D프린팅, 사물인터넷(IoT), 드론,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전기차, 구글은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공유경제 기업인 우버도 머지않아 자율주행 무인택시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역할 역시 다르지 않다. 지속적인 규제 개혁으로 창조적인 기업생태계를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을 줘야 한다. 대기업의 벤처형 조직에 대해 세금을 감면하거나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돕는 등 기업의 혁신을 활성화하는 것은 이의 일환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동투입 감소로 인한 성장잠재력 저하를 막아야 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노동 인구의 절대적 부족 현상에 대비해 노동시장 구조의 유연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며 “창의적 성장 산업 육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산업구조를 모방형에서 창조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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