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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매각 막판 진통...채권단 '실리' vs 미래에셋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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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매각 희망가 낮췄지만 높아…다음주 채권단 낮춰 파는 것으로 결정할 듯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금호산업 매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채권단은 27일 긴급회의를 열어 매각 가격을 논의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그나마 채권단들의 시각차가 좁혀진 것은 소득이다. 채권단은 다음주까지 매각 가격을 최종 조율한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은 투자자 배임에서 자유로운 명분을 얻고 채권단은 실리를 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채권단에 따르면 전날 회의에서 미래에셋은 당초 주장했던 매각가 1조213억원에서 일보 후퇴한 8700억원대를 주장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의결권 기준 가장 많은 동의(25%)를 받은 7935억원(주당 4만5485원)과는 거리가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22개 채권단 가운데 미래에셋이 가장 강경했다. 나머지 채권단은 서둘러 매각을 하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미래에셋은 제 값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며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미래에셋이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서 채권단 합의가 불발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은 사모펀드(PEF) 투자 자금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이익을 확보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칫 투자자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분 7%의 미래에셋이 다른 재무적투자자(FI)와 힘을 합치더라도 싸움은 쉽지 않다. 다수 채권단들은 적정가에 서둘러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다음주 매각가를 최종 조율하면서 채권단내 진통은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쌓고, 나머지 채권단은 조기 매각이라는 실리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채권단의 합의한 7935억원이 금호가 제시한 가격과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7935억원이라는 매각 희망 가격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6503억원(주당 3만7564원)과 갭(차이)이 너무 크다. 비현실적”이라며 “이래서는 연내 매각이 어렵게 되고 우선 매수권을 박 회장이 상실한 상황에서 다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 매각을 계속 늦추면 시장에서 가치는 더 떨어져 박 회장에게 빨리 넘기는 것이 시급하다. 결국 매각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결정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박 회장과의 추가 협상을 통해 6503억원보다 가격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매각 대상 지분을 줄이자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지분 40%만 팔자는 것이다. 박 회장의 자금 동원 여력을 감안한 것이다.


다음주께 매각 가격이 확정되면 채권단은 75% 이상 찬성을 받아 박 회장에게 가격을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가격을 통보받은 뒤 한 달 안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 결정해야 한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11월 중 최종 계약이 체결된다.


만약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향후 6개월간 우선매수권이 없는 상태에서 채권단은 다른 인수 희망자를 물색하게 된다. 다른 인수 희망자에게 매각하는 게 무산될 경우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부활한다.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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