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남과 북이 무박 4일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일련의 군사적 충돌 상황을 해소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에 나서기로 하는 등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념비적 계기가 마련됐다.
우리측 협상 대표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새벽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22일 오후부터 이날 0시55분까지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 및 6개항으로 이뤄진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서 양측은 관계개선을 위한 당국자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로 중단하기로 했고 북측은 준 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을 9월 초에 가지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번 6개항 합의에 따라 북한의 지뢰ㆍ포격도발로 불거진 한반도 군사 긴장 상태는 완전해소 국면에 들어갔다.
김 실장은 이날 합의문 발표에 앞서 "엄중한 정세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 정부를 믿고 침착하게 이번 협상 과정을 지켜봐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협상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고민한 것은 어떤 조건하에서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킬 것이냐였다"며 "재발방지와 연계시켜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주는 등의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합의문에 정부가 요구해온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문구가 빠져있는 데 대해서는 "그것이 (3항에 언급돼있는)'비정상적인 사태'와 다 연결돼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이번 합의로 인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추후 당국회담에서 논의될 내용이 5ㆍ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거기까지는 안 나갔다"고 답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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