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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주거약자용 임대주택 첫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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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없애고 비상연락장치 등 설치…올해 200여가구 이어 매년 최대 2000가구씩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문턱에 걸려 넘어진 모친이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 중인 김모(54)씨는 문 입구마다 설치돼 있는 문턱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발걸음을 고려하지 않고 지어진 주택이 삶을 위협하는 흉기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집안 생활을 편안하면서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건설된 주택은 언제쯤 접하게 될지 궁금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노인과 장애인 등이 보다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주거약자용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나선다.

올해 처음으로 공급되는 주거약자용 임대주택은 8월 대구신서혁신 A-5·6블록 국민임대 36가구, 부여규암 국민임대 20가구를 비롯해 7개 지구, 187가구 규모다. 내년에는 22개 지구에서 주거약자용 임대주택 1079가구가 나온다. 2017년 이후에는 매년 1000~2000가구가 주거약자용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주거약자란 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중 상이 1~7급자,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 중 신체장해등급 1~14급자, 고엽제 후유증환자 중 경도장애 이상의 장애등급자를 가리킨다. 2012년 통과된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30년 이상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공공건설임대주택에 의무적으로 주거약자용 주택을 짓도록 돼 있다. 수도권은 8%, 지방은 5%다.

어떤 편의시설을 설치해야하는지도 구체적으로 명시돼있다. 우선 출입문은 통과 유효폭이 85cm 이상, 욕실은 80cm 이상 돼야 한다. 출입문 손잡이도 노인과 장애인 등이 잡기 쉬운 것이어야 한다. 주거약자의 이동을 방해하는 각종 장애물도 없어진다. 바닥의 단차는 원칙적으로 제거해야 하고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마감재를 사용해야 한다.


또 비상 상황을 마주했을 때 119 등에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거실과 욕실, 침실에 비상연락장치가 마련된다. 현관에는 야간 센서등이 달리고 75~85cm 높이에 수직·수평 손잡이가 설치된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욕실의 경우 출입구에 야간 센서등을 달고 욕조 높이는 바닥에서 45cm 이하로 제한된다. 아래 위로 이동할 수 있는 샤워기와 안전손잡이 등도 필수 편의시설이다.


특히 지체장애인과 휠체어를 사용하는 고령자를 위한 추가 편의시설도 있다. 거실에 설치된 비디오폰이나 주방의 가스밸브 높이를 조정하거나 좌식 싱크대를 사용할 수 있다. 모두 의무는 아니나 선택적으로 설치 가능한 것들이다. 좌변기 옆에 75cm 이상 여유공간을 확보하거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세면기를 놓을 수도 있다.


이런 편의시설은 원칙적으로 주거약자용 임대주택에 입주하는 이들에게 제공된다. 다만 신청자가 몰려 탈락하는 경우 주거약자용 이외의 임대주택에서 일반공급 신청자와 경쟁하게 되는데, 이 때 LH에 별도로 장애인세대 편의 증진시설을 신청하면 설치해준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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