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금융회의 소집하고 대책반 가동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구채은 기자] 북한이 포격도발에 이어 추가 도발을 경고함에 따라 '북한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외환·금융시장이 크게 충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점검 대책반'을 가동했고,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경우 '24시간 점검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21일 오전 외환·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21일 9시1분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3.08포인트(2.77%) 하락한 1861.47, 코스닥지수는 33.90포인트(5.16%) 떨어진 622.81을 각각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0시15분 현재 1189.8원으로 전날에 비해 4.7원(0.4%) 올랐다.
한국의 부도 위험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6.98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3.04bp 상승했다. 지난 1월20일(67.63bp) 이후 7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정부는 이날 오전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해 외환·금융시장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 자리에서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대두되는 만큼 정부와 관계 기관은 그 어느 때보다 경각심과 긴장감을 더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시장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하고, 관계기관 합동점검 대책반을 구성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북한 리스크 뿐 아니라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등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 외신, 신용평가사에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투자심리 안정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북한발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은 단기에 그치고, 그 크기도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의 포격 도발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등 대외경제 여건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국내금융시장은 지난주 이후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중국 경제 우려가 확산되며,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일각에서 미국 금리인상 등을 앞두고 시장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국내외 금융시장을 점검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상황 변화를 계속 예의주시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참가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등 안정화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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