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항암 효과 뛰어난 GITR 항체 작용기전 밝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기도 하는데 동시에 정상 세포까지 죽여 부작용이 심각하다. 국내 연구팀이 항암 효과가 뛰어난 GITR 항체의 작용 원리를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효능 바이오 항암제 개발에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ITR(Glucocorticoid-induced TNF receptor)는 면역 세포의 활성화에 역할을 하는 종양 괴사 인자 수용체 중 하나로 자가 면역 질환이나 항암 작용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화학 성분의 항암제와 비교해 치료 효과는 뛰어나면서도 부작용은 거의 없는 면역 항암 치료제가 각광을 받고 있다. 그 중 GITR 자극 항체는 면역 항암 항체로 뛰어난 효과가 입증돼 현재 임상 시험 중인데 그 자세한 역할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GITR 자극 항체가 종양을 없애는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항체 항암 작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일부 알려진 사이토카인에 주목했다. 사이토카인이란 신체의 방어 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 물질로 많은 종류의 세포들로부터 생성되며 특히 면역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피부암으로 알려져 있는 흑색종 혹은 폐암, 대장암을 유발시킨 생쥐에게서 사이토카인의 하나인 인터루킨-9를 없애고 GITR 자극 항체를 투여하자 항암 효과가 없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인터루킨(interleukin)은 백혈구에 의해 생성되는 면역 물질로 자가면역질환, 암 등 여러 면역 질환의 제어에 연관돼 있다.
또 연구팀은 GITR 자극 항체가 도움 T세포에서 인터루킨-9를 생성시키며 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면역 조절 T 세포는 억제하고 암을 죽이는 세포 독성 T세포를 유도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를 통해 GITR 자극 항체의 암 치료 효과는 체내 인터루킨-9를 매개로 T세포들의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나타나는 것임을 처음 확인했다.
도움 T 세포는 세포를 매개로한 면역 반응에 있어서 직접적 작용뿐만 아니라 다른 면역 세포의 활성화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주는 세포를 말한다.
서울대 강창율 교수(교신저자)와 김일규 박사과정(제 1저자) 주도로 이번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의약학 부문 학술지인 네이처메디신(Nature Medicine) 온라인판 8월17일 자(논문명:Glucocorticoid-induced tumor necrosis factor receptor-related protein co-stimulation facilitates tumor regression by inducing IL-9-producing helper T cells)에 실렸다.
서울대 강창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에 부분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GITR 자극 항체의 항암 원리 전체를 확실히 밝힐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항체 암 치료에 있어 인터루킨-9의 역할을 재조명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항암제 개발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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