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원샷이슈정리]광복절특사, 성완종과 신격호 그리고 최태원

시계아이콘02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교도소에서 나오는 씬(scene)으로 완결된 ‘광복절특사’의 첫 장면은 지난달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수석비서관회의 발언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광복70주년을 기념해 사면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원샷이슈정리]광복절특사, 성완종과 신격호 그리고 최태원 14일 광복절특사로 926일만에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AD


모두들 이 발언을 정확히 한달 만에 끝난 광복절특사의 시작으로 알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지난 4월 28일 박 대통령은 김성우 홍보수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고 성완종씨에 대한 두 차례 사면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성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법치 훼손과 궁극적으로 나라 경제도 어지럽히면서 결국 오늘날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 제도적으로 고쳐져야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발전, 아니 경제활성화를 위한 사면" = 성완종 불법정치자금 수수 명단에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를 비롯해 친박계 인사들 다수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자 정국은 혼란에, 박 대통령은 위기에 빠졌다. 승부사 박 대통령이 꺼내 든 카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성씨를 사면시켜줘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니 노무현정부 사람들, 즉 야당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늘 그랬듯 ‘물타기’ 작전은 효과가 좋았다. “그 말도 맞네”라는 여론이 형성됐고 친박계와 정권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무뎌졌다.

그랬던 박 대통령이 불과 두 달만에 멋쩍음을 감수하고 '나도 사면'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뭘까. 광복절특사 계획을 밝혔던 7월 13일, 그리고 사면을 의결한 8월 13일 발언을 비교해보자.


“지금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은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7월 13일, 수석비서관회의)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화합과 경제활성화를 이루고 또 국민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특별사면을 결정했다.” (8월 13일, 국무회의)


국민대통합과 국민화합은 같은 말이라고 치고, 국민이 어려우니 사면을 한다는 것과 국민사기를 진작한다는 말도 같은 맥락인데, 국가발전이 경제활성화로 바뀐 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기업인 즉 재벌총수의 사면을 염두에 뒀겠지만, 성완종이라는 기업인 사면을 비판한지 두 달반만에 “나도 기업인을 사면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두루뭉술하게 ‘국가발전’이라고 표현했을 것으로 이해된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언론들은 “기업인이 포함될까 아닐까”를 두고 갖가지 관측을 내놨다. 그리고 여론은 “기업인 사면도 나쁘지 않다”는 쪽으로 흘렀다. 박 대통령이 자주 쓰는 이런 ‘두루뭉술 어법’은 이른바 ‘던져놓고 간보기’ 전략이다.


그러나 ‘최태원 사면’을 발표하게 된 당일까지 두루뭉술할 순 없는 법이다. 김승연, 구자원 회장 등 거론되던 기업인들을 제외해 범위를 최소화시켰지만 어쨌든 재벌총수 사면을 발표하게 된 마당에 사면의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솔직하게 ‘경제활성화’라고 적시한 것이다.


총수 없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 결정을 못 내리고 우물쭈물하는 것 같으니, “총수를 풀어줄테니 확실하게 돈을 풀라”는 게 박 대통령의 뜻인데 효과는 반감되게 됐다. 이왕 하는 김에 통 크게 기업인들을 사면하지 못한 이유는 또 무엇일까.


◆사나이 울리는 辛부자 =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주요 기업인 중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두 차례 사면 경력이 있어 “세 번은 어렵다”는 것이고, 구자원 LIG그룹 일가는 “죄질이 나빠서“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가정은 무의미할지라도 ‘신격호 신동주 신동빈’ 세 사람의 사이가 좋았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즐기며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읽고 있던 7월 29일 뜻하지 않은 소식이 전해진다.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롯데 신(辛)씨 삼부자의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읽던 책을 집어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김승연 회장은 자택에서 조간신문을 찢으며 “주먹이 운다”고 했을 것이고, 구자원·구본엽·구본상 LIG 구(具)씨 삼부자는 신씨 삼부자를 평생의 원수로 삼겠다고 결심했을지 모른다. 롯데 사태로 거세진 재벌총수의 경영권 전횡에 대한 비판 여론이 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기업인 사면범위를 최소화하게 만든 요인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다.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경제활성화에 매진하는 국가 및 정부 분위기 조성에 전력하고 있다. 굳건한 지지율은 필수 전제조건이다. 한가롭게 집 쇼파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이 기사를 읽을 수 있게 해준 ‘임시공휴일’ 그리고 221만명에 달하는 민생사범 사면은 그런 맥락에서 나온 정권 차원의 선물이다. 투자확대와 일자리창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아보겠다는 건 기업인 사면의 이유다.


박 대통령 생각대로 지지율이 오르고 투자가 확대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지만 국민 입장에서 나쁠 건 없는 일이다. 사면대상 검토가 한창이던 지난 5일 SK그룹은 청년일자리창출 차원에서 2만 4000명의 우수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고,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또 다른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도 분명하다.


‘광복절특사’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박 대통령의 걱정은 끝나지 않았다. “그때 최 회장을 풀어준 박근혜 대통령 책임이다”라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광복절특사 후속편 개봉.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뉴스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적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