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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5G 전쟁' 웃는 건 외국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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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社와 짝짓기 R&D센터 잇단 개소
대부분 외국 기술…'시험대' 우려도


이통3사 '5G 전쟁' 웃는 건 외국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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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김유리 기자]#1.지난 7월 24일 LG유플러스는 노키아와 함께 국내에 5세대(5G) 테스트베드 전초기지를 함께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서울 삼성동 노키아코리아 사무실 앞에서 'LG유플러스 차세대 기술개발센터'라는 현판을 걸어놓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2.SK텔레콤은 6월29일 "노키아코리아 본사에서 5G 관련 기술 연구 개발을 위한 '5G R&D 센터'를 열었다"며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업체가 국내 이통사와 손잡고 5G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3.이튿날인 KT도 같은 장소에서 국내 사물인터넷(IoT) 생태계 구축을 위한 'IOT 랩 개소식'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같은 장소에서 국내 이통 3사가 노키아와 R&D센터를 열었다고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동통신사간 5G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과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해외 장비업체들만 웃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5G의 정식 명칭을 'IMT-2020'으로 정하고 오는 202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일정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5G 기술과 관련해서는 최대 20기가비피에스(Gbps)의 전송 속도를 구현한다는 목표 이외에 어떠한 표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어느 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할지도 확실치 않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이 강조하고 있는 5G 기술은 모두 후보들일 뿐이다.


그나마도 우리 순수 기술이 아니라 해외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이 개발한 것들이다.


최근 국내 이통사들은 경쟁적으로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 해외 통신 장비와 기술 제휴를 발표하고 이들 기업과 5G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 14일에는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 R&D센터에서 5G 기술 표준 관련 협력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8일에는 KT가 스웨덴 기업 에릭슨 본사에서 세계 최초로 '듀얼 커넥티비티'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자랑했다. 해외 통신장비 업체들이 한국 기업과 기술 제휴에 나서는 것은 한국이 5G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 기치를 들고 나오면서 한국은 해외 기업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단 장비 공급 계약을 수주하면 수조원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한국의 납품 실적은 중국, 유럽, 미국 등 더 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남들 보다 비싼 가격에 5G 통신 장비를 구매해야 한다. 통신 장비는 통상 처음에는 가격이 고가이지만 채택하는 나라가 늘수록 가격이 급격히 떨어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속은 해외 장비 업체들이 챙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에서 5G 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에릭슨LG의 경우 지분을 에릭슨에 넘기면서 국내 R&D 역량이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도 국내 이통 3사와 제휴해 고주파 전송기술, 다중접속 다중안테나 기술, 접속 지연 방지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을 제외하고 국내 장비 업체의 참여는 전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통신 장비사가 국내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통신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국내 통신 장비 업체와 상생하고 협업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크리에이티브 플래너(CP)는 "아직 5G 표준이 나오지 않아 국내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며 "취약한 국내 네트워크 산업이 5G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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