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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2077억 약가인하 직면…"사업 포기하는 상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제약업계가 올해 대규모 약가 인하에 직면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매출에 타격을 받은데다, 2000억원이 넘는 약가 인하가 예고돼 제약업계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29일 충북 음성 한독공장에서 열린 제약산업 오픈하우스 개막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약산업이 생존하고 유지되는 선까지 지속적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면서 "약가를 다룰 때 보험재정 측면과 산업정책이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우수한 의약품이 잘 공급되고 제약산업이 육성되는 것도 국가의 책무와 연관이 있다"면서 "약가를 다룰 때 보험재정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제약산업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약가제도를 잘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다시 시행되는 의약품 실거래가 상한제를 앞두고 보건복지는 국민건강보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2077억원(250개 업체)의 약가인하를 보고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아끼기 위해 매년 의약품의 실거래가을 조사해 실제 의약품 가격으로 상한가격을 재조정한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일괄 약가인하가 시행되면서 2년간 약가인하는 유예됐고, 내년 재시행을 앞두고 조사한 실거래가에 따른 약가인하 규모인 것이다. 지난 2012년 일괄약가 때보다는 덜하지만 인하폭이 상당하다. 게다가 매년 의약품의 실거래가를 조사한다고 하니 제약사들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 회장은 "약가는 제약사들이 추가적인 재원을 마련해 제약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설비의 선진화를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정부의 약가인하가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정도로 보험재정만을 위한 인하가 되선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메르스의 직접 피해 대상이지만 의약품과 제약시장에도 영향이 있다"면서 "6월달에만 1600억원 정도가 피해가 예상되고, 7월까지 합치면 2500억원, 최대 3000억원까지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날 오픈하우스 주인공인 한독의 김철준 사장도 "약가가 인하되면 약값이 원가보다 비싸지면서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갈수 있다"면서 "현재는 (의약품)원료를 한국 회사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인도와 같은 나라를 찾고있다"고 전했다.


한 사장은 "제약사가 사업을 접으면 제약사는 물론 약을 공급받지 못하는 환자도 힘들고, 원료를 공급하는 업체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합리적인 약가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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