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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엘리엇 사태, 한국 대기업 후진적 지배구조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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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지배구조 개선 촉구...국민연금 사회적 역할 강화 주장도

"삼성-엘리엇 사태, 한국 대기업 후진적 지배구조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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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외국계 헤지펀드가 큰 이득을 본 최근 사태에 대해 "재벌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매우 후진적이며 취약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책임론과 기업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 등 근본적 대책이 없다면 제2, 제3의 엘리엇 사태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는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의결된 것에 대해 18일 성명을 내 한국 대기업집단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수준 제고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번 엘리엇이라는 미국의 헤지펀드가 합병 반대를 내세워 거액의 돈을 챙기는 것과 관련해 2003년 SK그룹과 소버린, 2006년 칼 아이칸-KT&G,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관련 투자자국가소송 사건 등 선례를 들면서 "우리나라는 단기성 투기자본인 헤지펀드의 놀이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증권회사인 CLSA와 아시아지배구조협회가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발간해 온 'CG Watch' 결과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1개국 중 8위다. 아시아 주요 국가 중에서도 하위권이었다.


이 단체는 이에 대해 "단기성 투기자본인 헤지펀드를 막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3대 요소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며 "경제단체에서는 경영권 방어장치인 포이즌 필(신주인수선택권), 차등의결권, 황금주 등의 제도적 장치를 주장하고 있지만, ESG 수준을 높임으로써 기업의 DNA를 사회적 책임에 대응하는 체질로 개선시키는 게 더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특히 "그래야만 제2, 제3의 엘리엇의 출현을 막을 수 있고, 설령 등장한다 하더라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은 국부유출(먹튀) VS. 애국심이라는 프레임에 대해 주주를 떠나 일반 국민들이 냉담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어 "합병 뒤 통합 삼성물산은 거버넌스 위원회와 CSR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비록 합병을 위한 주주 달래기 차원에서 나온 방안이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한다면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단체는 사회책임투자자(SRI) 적극 유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SRI) 방식으로 운용되는 자금은 21조4000억 달러(2014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Review)에 이르는데, 현재 삼성물산의 외국인 투자자인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사인 APG 자산운용,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캘리포니아 퇴직공무원연금,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경영권이 아니라 ESG 수준을 높임으로써 기업가치 향상을 꾀하고 장기적인 이익 실현을 원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이번 엘리엇 소송 사태에서 APG 자산운용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비판적이면서도 엘리엇과 함께 하지 않았다.


이 단체는 "사회책임투자의 유치는 헤지펀드 방어에 큰 도움을 준다. 사회책임투자자를 유치하기 ESG 관련 정보를 적극 공개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수시로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애국심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모든 외국인 투자자를 적으로 모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사회책임투자자를 구별해 이들의 요구를 경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에 대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다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최대 주주 중 하나인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G) 개선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엘리엇 사태, 한국 대기업 후진적 지배구조 재확인"


이 단체는 특히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데에는 투자만 하고 기업관여(Engagement)를 소홀히 한 국민연금의 책임도 매우 크다"며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사인 APG 자산운용의 사례를 제시했다. APG 자산운용은 합병 논란 전부터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의 가치 향상, 특히 ESG 수준 제고를 통한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Engagement를 수행해 왔고, 합병 논란이 일자 30여개의 외국인 투자자를 대신해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 임원진들을 만나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소기의 성과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이밖에 국민연금을 향해 ▲ 찬반을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로 넘기지 않는 이유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근거와 타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과 관련한 의결권 행사는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인 ESG 고려원칙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있는 주요 기업에 대한 ESG 제고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실제적인 계획 등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삼성물산이 약속한 거버넌스 위원회와 CSR위원회에 대한 약속 준수, 삼성그룹의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수행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개선이 없이는 우리나라 기업과 자본시장과 더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은 요원하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사회책임투자(SRI) 역량 제고와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야 말로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단체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2.1지속가능연구소, (사)소비자와함께,기업책임시민센터. CSR서울이니셔티브, ISO26000전문가포럼, (사)푸른아시아, (사)녹색산업도시추진협회, 생생협동조합,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지속가능 대학생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 토마토CSR리서치센터 등 사회책임과 관련해 활동하고 있는 12개 비영리조직의 협의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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