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인장 10명 중 7명 "하반기 해외 경기전망 부정적"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올해 하반기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경기가 대체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 해외 법인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개 교역국가의 하반기 경기실사지수(BIS) 기준치가 100을 밑도는 95.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의 교역비중을 고려해 산출한 가중평균 지수도 98.3으로 집계됐다. BSI가 100 미만한 경우, 부정적으로 답한 업체가 긍정적으로 답한 업체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해외 법인장들은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78.6)과 인도네시아(66.7), 태국(75.0) 등 주요 아세안 국가의 경기 부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브릭스(BRICs) 중 인도(128.6), 아세안 중에서는 베트남(146.9)의 경기가 좋을 것으로 전망됐고, 일본(150.0)과 미국(127.3), 독일(113.3) 등 G7 국가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법인장들은 또 현지 비즈니스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서 현지 기업의 경쟁력 상승(22.8%)과 중국 기업의 공격적 마케팅(19.9%)을 꼽았다. 이어 인건비 상승(15.7%), 엔저에 따른 일본기업의 가격경쟁력 강화(11.8%), 유로화 약세(5.8%) 순으로 답했다.

'최근 수출감소가 일시적 현상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법인장의 71.5%가 당분간 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응답했다. 수출 호전시기에 대해서는 '2∼3년 후'(61.9%), '1년 후'(20%), '4년 이상'(18.1%) 순으로 답했다. 이는 보호무역주의 심화, 엔화·유로화 약세로 따른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법인장들은 또 해외 비즈니스 여건 개선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과제로 '안정적 환율정책'(26.3%), '대형 프로젝트 수주 지원'(21.2%)을 우선적으로 주문했다. 이어 '현지 비관세장벽 해소'(16.9%), '정상외교 강화'(14.1%) 순이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날로 악화되는 대외여건 타개를 위해 신흥국의 비관세장벽·보호무역주의 조치에 대한 민관합동 대응, 정부의 환율 안정화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