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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 신약물질 1차 선별…60만→3천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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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연구팀 관련 기술 선보여

현미경 신약물질 1차 선별…60만→3천원으로 낮췄다 ▲세포막 유동에 대한 기존 모델과 새롭게 제안된 모델의 차이점.[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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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현미경만으로 신약 물질에 대해 1차 선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금의 실험 1회당 30만~60만원 하는 비용이 30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연구팀이 간단한 방법으로 리간드와 세포막 단백질의 결합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았다. 이번 기술은 지난 40년 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던 세포막 단백질 유동에 대한 가설을 정면으로 뒤집는 발견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앞으로 여러 가지 신약을 개발할 때 후보 물질과 세포막 단백질의 결합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소요되는 비용과 노력을 기존보다 수천 배 이상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리간드(Ligand)는 특정 단백질에만 결합하는 물질을 말한다. 우리 몸의 호르몬이나 신경전달 물질, 신약 후보 물질 등이 대표적 예다.

신약 하나를 만들어 환자에게 사용하기까지는 평균 4조원 이상의 비용과 10~1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신약개발의 성공확률은 2만분의1 정도로 아주 낮다. 새로운 약이 될 후보 물질을 1차적으로 선별하는 단계에서부터 효과적 물질을 저렴하고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눈길이 쏠린다.


1975년에 정립된 샤프만-델브룩 모델은 세포막 위의 단백질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단백질이 리간드와 결합하더라도 그 움직임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이론으로써 그 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국내 연구팀이 초해상도 현미경(super-resolution microscopy)을 통해 관찰한 결과 세포막 단백질이 리간드와 결합할 때 움직임이 느려진다는 것을 밝혀 기존 정설을 뒤집었다.


이 발견을 응용해 연구팀은 신약 후보 물질 리간드를 세포에 처리했을 때 특정 세포막 단백질이 얼마나 느려지는 지를 관찰함으로써 그 결합 정도를 간단하게 측정하는 기술(smDIMSA)을 개발했다. 현재 개발되는 신약의 50% 이상이 리간드와 세포막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이용한다. 기존에는 신약 개발을 할 때 세포막 단백질과 리간드의 결합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복잡한 정제 과정이 필요하고 방사능 물질 혹은 값비싼 금을 사용해야 했다.


현미경으로 직접 세포를 관찰하는 것만으로 그 결합을 측정할 수 있어 기존 기술의 복잡한 과정을 최소화하고 실험 1회당 30만~60만원의 비용을 3000원 대로 낮출 수 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류성호 교수 연구팀의 김도현, 조카이 연구원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학술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 판에 지난 5월 4일자(논문명: Analysis of Interactions between EGFR and Soluble Ligands on the Basis of Single-Molecule Diffusivity in the Membrane of Living Cells)로 실렸다.


류성호 교수는 "새롭게 발견된 원리는 생물리학적으로 막 단백질의 유동 이론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증거"라며 "이 원리를 바탕으로 한 기술로 1차 신약 선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 생화학적 응용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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