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는 어려움 겪고 있지만, 식음료업계는 반사이익 누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김성현(42ㆍ남) 퀵서비스 기사는 요즘 생수를 입에 달고 산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생수 없이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기사가 오늘 마신 생수만 해도 2ℓ(330㎖*6개)로 하루 물 값만 5000원을 넘게 썼다. 김 기사는 "더위가 심해져 생수 없이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극심한 가뭄과 무더위로 전국의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식음료업계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무더위에 생수, 이온음료,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맥주, 얼음 등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고, 가뭄에 배추를 비롯한 채소값이 폭등하자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도 부쩍 늘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월 둘째주(8∼14일) 세븐일레븐ㆍ씨유(CU)ㆍGS25ㆍ미니스톱 등 편의점에서 판매된 생수는 전주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맥주 등도 20% 뛰었고, 이온음료와 얼음의 판매는 80% 급증했다. 특히 CU의 경우 얼음의 판매가 100% 가까이 늘었다.
CU 한 점주는 "무더위로 여름제품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의 재고가 부족하지 않도록 날씨정보를 참고하며 발주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찍 찾아온 더위와 가뭄으로 배추 가격이 뛰면서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 것보다 포장김치를 사먹는 게 더욱 저렴하기 때문이다.
포장김치 시장 1위 브랜드 대상FNF 종가집은 지난달 포장김치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12% 증가했다. 매출 비중을 보면 1.7㎏들이 일반 가정용 김치 제품이 전체의 83%로 가장 많았고 백깍두기, 백김치 등 여름 김치 제품을 찾는 수요도 예년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문성준 대상FNF 마케팅팀장은 "지난달 배추 평균 판매가격은 포기당 2979원으로, 1월 대비 58% 상승했다"며 "실제 봄 가뭄과 이른 더위가 겹치면서 지난달 이후 배추 주요 산지에서는 배춧잎이 말라죽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추 가격 상승으로 인해 포장김치 시장에서도 배추 수급에 어려움이 있지만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김치를 맛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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