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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심야식당', 한국 먹방과 달리 일상을 볶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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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코바야시 카오루 인터뷰

[리뷰] 영화 '심야식당', 한국 먹방과 달리 일상을 볶아내다 영화 '심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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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허기도, 마음도 채워드립니다."

모두가 귀가할 무렵, 도쿄 번화가 뒷골목. '심야식당'이라 불리는 작은 식당이 문을 연다. 문 밖 작은 화로 위에는 돌솥에 담긴 '마밥'이 끓고, 케첩과 몇 가지 야채로 만든 스파게티 '나폴리탄'이 기다란 접시 위에 올려진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바지락 된장국, 문어 모양 소시지, 계란말이 같이 소박한 음식을 먹으며 하루의 고됨을 위로받는다.


아베 야로의 만화 '심야식당'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미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이 만화는 일본에서만 누적판매 240만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원작의 힘을 받아 영화 '심야식당'은 이미 대만에서 흥행했으며 홍콩에서도 호평 받는 중이다.

[리뷰] 영화 '심야식당', 한국 먹방과 달리 일상을 볶아내다 영화 '심야식당'


6월18일, 한국에서도 '심야식당'이 개봉한다. 우리나라 대중문화계에 부는 '먹방' 바람을 생각하면 영화 '심야식당'이 개봉하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먹방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는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성공적으로 끝냈고, 요리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는 셰프테이너들을 배출해냈다. 음식을 통해 값싸고 편하게 위로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론 ‘심야식당’과 한국의 먹방 콘텐츠는 다르다. 음식보다는 사람이 주목받고, 주인공이 아닌 조연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는 점에서 '심야식당'은 한국의 먹방들과는 차별화된다. 음식은 그저 관객의 입맛을 돋우는 에피타이저일 뿐 메인 요리는 등장인물들의 이별과 사랑 그리고 삶이다. 반면 한국 먹방에서는 사람보다는 음식이 메인 요리다. 음식이 만들어지고, 입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소비된다. '심야식당'은 어쩌면 '한국 먹방 콘텐츠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의미 없는 반복은 지속가능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저 장면을 소비해내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이 있어야 먹방 콘텐츠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심야식당'은 국내 대중문화계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낼까?


'심야식당'의 주인공은 과거를 알 수 없는 주인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이다. 그는 샐러리맨 같은 보통 사람들부터 스트리퍼, 깡패, 게이 같이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사람들을 손님으로 맞이한다. 메뉴판에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과 맥주, 사케, 소주뿐이지만 마스터는 가능하면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준다. '양배추 말이' '고양이밥' '오차즈케' 조개술찜' …. 8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코바야시 카오루는 "화려한 음식이 아닌 가정요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요리들이 많이 나온다. 영화는 소소한 사정을 가진 사람들이 이 식당을 우연히 보고 들르게 되는 이야기이다. 배도 좀 채울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심야식당' 속 일상에 지친 손님들은 마스터, 옆 손님들과 음식을 앞에 두고 말 못할 고민을 나누며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리뷰] 영화 '심야식당', 한국 먹방과 달리 일상을 볶아내다 영화 '심야식당'


마스터는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스럽지 않게 과묵하고 비밀스럽다. 관객은 그를 궁금해하겠지만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마스터는 '심야식당'이 가진 매력 중 하나다. 그는 손님의 일에 간섭하는 법이 없다. 섣부른 충고를 건내거나 그들의 인생에 끼어들려 하지 않는다. 그저 두 번이나 사랑에 실패한 '다마코'에게 나폴리탄을, 힘든 도시 생활을 이어가는 시골 소녀 '미치루'에게 마밥을, 떳떳하지 못한 과거 때문에 사랑을 밀어내려는 '아케미'에게 카레를 요리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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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스터의 스토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가능하면 듣는 역할에 충실한데 손님의 이야기를 존중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이 바로 마스터다. 주인과 손님 간 거리를 유지하는 마스터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 '심야식당'을 맛보다 보면 약간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코바야시 카오루는 "이 영화에는 사람이 죽는 모습 같이 자극적인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일상 속에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로 영화가 전개된다. 그것이 진정한 드라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특유의 소박함과 덜어냄이 묻어나는 영화다.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서 손님들의 인생이 지글지글 어떻게 볶아지는지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다. 때로는 씁쓸한 머위를 씹는 맛일지라도 설탕 듬뿍 넣고 조린 감자조림 한 알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게 인생이다. 코바야시 카오루는 "심야식당에 문을 드르륵 열고 잠시 들러서 마음의 위안을 받고 치유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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