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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보다 무서운 엔低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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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산업계, 수출은 엔저에 신음.. 내수는 메르스로 시름
-올 대미 수출액 평균 18% 감소
-평택·동탄 마트 매출 25~28% 급락
-백화점 등 내수시장도 직격탄


메르스보다 무서운 엔低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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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오주연 기자]산업계가 엔저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라는 두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일본 경쟁업체의 엔저 공습 장기화로 피해가 확산돼 전년대비 수출 감소폭이 두자리에 가까워지고, 올 상반기 가까스로 플러스 성장했던 백화점, 대형마트의 매출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대일본 수출액은 102억4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4%나 감소했다. 대일 수출은 2011년 397억달러로 전년보다 41%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9월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322억달러로 4년 연속 하락했다. 올 들어 4월까지 전체 대일 수출액의 50%를 차지하는 상위 10대 품목 중 7대 품목의 수출이 반 토막나거나 급감했다.


수출 분야에서는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의 피해가 크다.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일본 업체들에 밀리면서 올 1분기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가까이 줄었다. 이런 추세는 완성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던 국산 자동차 모델이 경쟁관계의 일본 자동차보다 값이 비싸졌다.

석유화학의 경우 일본 기업이 설비투자나 수출단가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우리 기업들은 눈치만 살피는 양상이다. 일본 도레이그룹은 화학업계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탄소섬유'의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지난 4월 구미에 2공장을 완공했다. 반면 코오롱, 효성 등 국내 기업들은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에서 부담을 느껴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화학제품과 겹치는 탄소섬유, 폴리에스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은 일본의 원가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수도 엔저공습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의류와 잡화 등이 가격할인을 통해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신장하고 일본의 패션ㆍ생활소품 전문매장 무인양품(MUJI)의 경우 한국내 사업 확대에 나섰다.


무엇보다 메르스 피해가 가장 크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뚝 끊기면서 매출이 동반 하락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6일 매출은 지난해 6월 첫 주말(7일)보다 0.7% 줄었다. 지난 1∼6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0.9%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고 1∼6일 매출도 5.3%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은 6일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1% 증가했지만 1∼6일 매출은 8.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폭은 더욱 컸다. 이마트는 1∼6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특히 메르스 주요 발생 지역인 이마트 동탄점의 경우 28%, 평택점의 경우 25%나 급감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1∼6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고 홈플러스도 12% 가량 줄었다.


기업들은 수출에 이어 메르스로 내수마저 위협을 받고 있어 정부의 속도감 있는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꾸준히 환율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이 줄도산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장단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메르스 확산 우려가 장기화되면서 불안심리가 커지면 결국 소비 위축과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미 국내 경제는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내수 침체를 경험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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