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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하나로텔의 저주? SKT '100% 자회사' 제동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경쟁사들, 7년전 인수 당시 '시장상황 따라 철회·변경 가능' 조건들어 반박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SK텔레콤의 경영구상이 암초를 만났다. KT 등 경쟁업체들이 과거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인수 당시 조건을 내세우며 SK브로드밴드 100% 자회사 편입을 문제삼은 것.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업자들은 오는 9일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100% 자회사 편입을 앞두고 2008년 인수 조건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것은 지난 2008년. 이동통신 시장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업계 2위인 하나로텔레콤 인수 계획을 밝히자 통신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경쟁사들은 당연히 인수에 강하게 반대했고, 당시 규제 당국인 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협의를 통해 2008년 2월 6가지 조건을 붙여 인수를 승인했다. 정부가 내건 인수 조건은 양사가 전국 농어촌 지역에 광대역통합망(BcN)을 구축할 것, 이동통신 재판매시 차별 금지, 결합상품 판매시 불공정거래 및 차별금지, 무선인터넷ㆍIPTV 시장 차별금지 등이 골자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6번째 인수 조건. '정보통신부 장관은 시장 여건의 변화 및 시장경쟁 상황 등을 고려해 인가조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지분을 100%까지 확대하는 것은 2008년 인수 조건 중 '시장 여건의 변화 및 시장 경쟁 상황의 변경'에 해당한다"며 "인수 조건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옛 하나로텔의 저주? SKT '100% 자회사'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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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업체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 조건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최근 통신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결합상품 논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 및 케이블TV방송사업자들은 SK텔레콤이 결합상품을 통해 무선의 시장 지배력을 초고속인터넷과 방송(IPTV) 분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의 결합상품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 결합상품 마케팅이 더욱 용이해져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조건에는 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의 기능을 이어받은 미래창조과학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부 관계자는 "해당 조항을 100% 자회사 편입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오는 9일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둘 계획이며 SK브로드밴드는 이달 말 자진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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