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계동향' 발표 "유가하락으로 소비지출 증가폭 둔화"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올 1분기 가계소득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가계의 '씀씀이' 정도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1분기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해 여전히 가계가 소득에 비해 소비를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1만7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득도 2.0% 늘어났다.
소득이 증가한 데에는 1분기 임금근로자 수 증가, 임금상승 등으로 근로소득이 290만4000원에서 301만4000원으로 3.8%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전소득(10.4%), 재산소득(17.9%)도 늘었다. 반면 사업소득(-4.6%), 비경상소득(-2.1%)은 줄었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자영업자 수가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이들의 벌이도 줄어드는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사업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5만3000원으로 작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비소비지출은 84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366만8000원)과 소득에서 가계지출을 뺀 흑자액(101만5000원)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와 11.6% 증가했다.
1분기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로 보면 모든 분위의 소득과 처분가능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소득증가율과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각각 7.6%, 6.8%로 분위 중 가장 높았다.
소비지출은 1, 5분위는 늘어난 반면 2~4분위는 줄었다. 소비지출 역시 1분위 증가율(4.5%)이 제일 두드러졌다.
기획재정부는 "완만한 경기회복세에 따라 가계소득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하락 등으로 소비지출 증가폭은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처분 가능한 소득 중에서 얼마만큼을 소비지출 하는지를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하락한 72.3%로 소비성향을 집계한 2003년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쓸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이라면 72만3000원을 지출했다는 의미다.
소득 5분위별로 보면 모든 분위에서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했고, 2분위(-3.1%포인트), 3분위(-2.7%포인트), 1분위(-2.6%포인트)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평균소비성향이 하락한 것은 소득 증가에 비해 지출을 덜했기 때문이다. 가계 소득·흑자액 등이 상승하고 있지만 가계의 소비 심리와 경기에 대한 기대가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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