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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아리랑' '명성황후' 광복70주년 기념 공연 줄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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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영광스러운 건국신화부터 마음 쓰라린 민족 침탈의 수난까지'. 무대 위 한민족(韓民族)의 역사가 흘러넘친다. 광복70주년을 대하는 공연계의 자세다. 고구려 탄생 비화를 그린 오페라 '주몽'에서부터 일제 시대 민초들의 사랑과 투쟁을 담은 뮤지컬 '아리랑', 일제에 의해 유린당한 국모의 삶을 그린 뮤지컬 '명성황후' 등이 관객들과 잇달아 만난다.


'주몽' '아리랑' '명성황후' 광복70주년 기념 공연 줄줄이 오페라 '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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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속으로’ 오페라 ‘주몽’=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중 동명왕편’이 원작이다. 2002년 ‘고구려의 불꽃-동명성왕’이란 이름으로 초연된 바 있다. 국립오페라단 최영석(55) 공연사업본부장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제6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폐막작으로 '주몽'을 선보이게 됐다. 한국 오페라의 역량을 총망라해 그간 창작 오페라가 가져왔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몽’은 한반도 최초 고대국가 고구려에 얽힌 주몽의 역경과 승리를 담은 오페라다. 신비스로운 음악과 함께 전통 복식과 북춤, 웅장한 전투장면과 군무 등 한국적이면서도 화려한 볼거리가 돋보인다. '주몽'은 초연작을 각색한 것으로 주몽의 아들 유리와 연소서노의 아리아가 더해졌다. 박영근(70) 작곡가는 "유리의 아리아는 장/단조를 넘나드는 조성을 바탕으로 아버지를 만나는 기대와 흥분을 표현하고 연소서노의 아리아는 온조와 비류를 데리고 궁전을 떠나야 했던 비탄을 노래하는 곡이다"고 설명했다. 음악 외에도 주몽과 졸본의 전쟁에서 시각적 효과를 돋우기 위해 무술인과 무용수를 보강했으며 알에서 태어난 주몽이 소년에서 청년으로 가는 과정을 그리려 영상효과를 도입하기도 했다.

'주몽'이 다른 창작 오페라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5분에 달하는 '서주'다. 서주란 오페라 무대를 시작하는 곡으로 분위기 형성에 크게 기여한다. 대부분의 한국 창작 오페라는 긴 서주를 갖고 있지 않다. 박 작곡가는 "서주가 타임머신이 되어 21세기 극장에 있는 사람들을 기원전으로 데리고 가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호른'의 팡파레로 시작하는 서주는 관객이 태고적 신비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박 작곡가는 "중세부터 현대까지 각각 다른 성격의 음악적 기법들이 '주몽'이라는 작품 속에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집중했다"며 "지금 나와 같이 생을 나누는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 작곡가의 고향은 북한이다. 남북 분단으로 고향을 잃은 그에게 광복70주년은 좀 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광복 70주년'은 곧 '분단 70주년'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향민들에게 광복이란 축하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언제나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꿈이 있다"며 "이를 위해 민족이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일이 '함께 노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함께 노래하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오페라 ‘주몽’은 6월6일부터 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주몽' '아리랑' '명성황후' 광복70주년 기념 공연 줄줄이 뮤지컬 '아리랑'


◆치욕 속에서 피어난 사랑과 투쟁, 뮤지컬 ‘아리랑’vs‘명성황후’=배우 안재욱 주연의 대형 창작 뮤지컬 ‘아리랑’은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을 각색한 것이다. 무려 3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소요됐는데 박명성(52) 프로듀서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우리의 아픈 과거를 한 번은 매듭지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기반 위에서 미래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다. 그래서 아리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구한말부터 일제 패망까지 다룬 원작과 달리 뮤지컬 ‘아리랑’은 20년대 말까지로 시간을 한정해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럼에도 약 30번의 장면 전환이 이루어지는데 각색을 맡은 고선웅(47) 작가는 “원작이 가진 진정성은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고 설명했다.


‘아리랑’ 속에는 민족적 울분을 담은 신아리랑, 진도아리랑, 강원도 아리랑 3곡을 포함해 50여곡의 음악이 울려 펴진다. 19인조 정통 오케스트라가 선사할 음악이 전통적 요소들과 어떻게 어우러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원종원(46)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소설 ‘아리랑’은 워낙에 우리나라의 굴곡진 역사를 잘 담은 명작이다. 이 작품 자체를 뮤지컬화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시대적 고찰을 통해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원 교수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과 ‘노트르담 드 파리’를 예로 들며 “알려진 콘텐츠에다 비틀어보는 재미를 더하는 게 현대 뮤지컬들의 흥행 공식이다. 소설이 얼마나 뮤지컬에 적합하게 변화되고 그 속에서 어떤 의의를 찾아낼 것인가가 주요 감상 포인트다”고 했다. 뮤지컬 ‘아리랑’은 7월11부터 9월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기도 하지만 조선의 마지막 국모 명성황후가 시해된 지 1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해 뮤지컬 ‘명성황후’는 7월28일부터 9월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20년째 무대에 오르는 '명성황후'는 대한민국 최초로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명작이다. 국내 최초로 150만 관객을 달성하기도 했다. 명성황후의 파란만장한 삶을 연기할 배우는 김소현과 신영숙이다.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은 "대본, 음악, 무대, 영상 등 변화하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대대적인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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