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가운데 북한에서는 최근 6개월동안 현영철 외에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등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핵심 간부들이 여럿 숙청되거나 처벌됐다고 국정원이 13일 밝혔다.
이들은 최근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서 보고했던 15명의 공개 처형 인물과는 별개로 김정은 체제의 공포정치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59)은 아동병원·평양 애육원 등 김정은의 관심사업 건설 성과를 인정받아 중장 계급을 받았으나 지난해 11월 '순안공항을 주체성과 민족성이 살아나게 건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질됐다. 이후 마원춘은 일가족과 함께 양강도 지역 농장원으로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정은의 핵심 군사참모였던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69)은 군사협력 문제와 관련된 김정은의 지시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다가 크게 질책을 받고 올 1월께 숙청됐다.
조영남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 대동강 쑥섬에 건설 중인 과학기술전당의 설계에 대해 김정은에게 이견을 제시하고 미래과학자거리 건설과 관련해서도 "전기 부족으로 공사하기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한 이유로 지난 2월 처형됐다.
또 문수물놀이장, 마식령스키장 등 김정은 치적용 건설사업을 주도해 왔던 노경준 최고사령부 1여단장은 김정은 별장 건설 부진으로 지난 3월 상장에서 상좌로 4계급 강등됐으며 1여단은 해체되고 병력은 인민보안부로 이관됐다.
이름 미상의 북한 임업성 부상은 김정은이 올해 역점사업으로 제시한 산림복구 사업과 관련된 지시가 임업성에 하달되자 이를 불평하다 올 1월 처형됐다.
이밖에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면서 최측근으로 활동해 오다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58)은 지난 3월초 이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어 신상변동 여부를 추적중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중대한 잘못이 없거나 불가피하게 이견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간부들을 숙청함에 따라 북한 간부 사회에 '책임을 지는 고위직'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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