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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영업침해 인정 왜?…"판매재개 더 중요"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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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코오롱이 영업침해를 인정하고 거액의 배상금을 부담하면서까지 듀폰과의 소송을 마무리 한 것은 소송 부담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하루빨리 아라미드 섬유 영업을 재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1일 "이번 양사 합의로 코오롱은 이제 자유롭게 아라미드 사업의 성장과 시장 확대를 위해 전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오롱과 듀폰의 분쟁은 듀폰과 일본 화학회사 데이진이 양분하고 있던 아라미드 시장에 2005년 코오롱이 뛰어들면서 시작됐다. 듀폰은 퇴사한 자사 엔지니어를 코오롱이 고용해 자사의 아라미드 섬유에 관한 영업비밀을 빼냈다며 2009년 2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듀폰은 "코오롱이 아라미드 제조기술 중 149개의 영업비밀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코오롱은 이에 맞서 그 해 4월 "1979년부터 독자적으로 아라미드 개술을 개발했고 듀폰이 주장하는 제조기술도 과거에 공개된 내용"이라고 반박하며, 듀폰을 상대로 아라미드 섬유 시장 독점금지 소송을 내면서 양측의 법정공법이 시작됐다.

코오롱, 영업침해 인정 왜?…"판매재개 더 중요" 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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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열린 1심에선 코오롱이 아라미드와 관련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9억1990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듀폰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열린 2심에선 1심에서 코오롱 측 주장과 증거가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판결이 내려졌다며 1심 판결을 뒤짚고 재심 명령이 떨어졌다. 코오롱이 1심 주요 쟁점사항에서 모두 패했지만 항소심에서 이를 무효화해 전세를 역전시킨 것이다. 이에 사건은 1심을 담당했던 버지니아주 동부법원으로 다시 넘어가 새롭게 구성된 재판부가 재판을 담당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마침내 이날 코오롱이 듀폰의 영업비밀 침해를 사실상 인정하고 30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물어주기로 하면서 6년 간의 법정공방이 막을 내렸다.


소송이 끝남에 따라 앞으로 코오롱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아라미드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그룹 경영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오롱은 향후 몇 년간 아라미드를 통한 상당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항공기 내장재나 자동차 복합재, 건축용 보장재까지 점차 그 사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섬유사업을 기반으로 산업경량화소재, 전자재료, 수처리 등 다양한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진출해 있어 성장 기대감도 높다. 코오롱 관계자는 "소송으로 위축됐던 해외 영업이 활발해지고 제품 판매량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경영상 불확실성도 많이 사라지고 아라미드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경영 전략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도 코오롱이 고부가 첨단 섬유소재를 자유롭게 생산ㆍ판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오롱은 소송 비용이 증가하고, 미국 시장 진출이 지연됨에 따라 거액의 합의금을 내고서라도 이번 사태를 끝내고 싶었을 것"이라며 "벌금 규모가 커 일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6년 간의 소송 부담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아라미드 섬유 영업을 할 수 있게 돼 장기적 관점에서 이득"이라고 평가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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