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동향'은 예상외로 부진했다.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 광공업 생산이 줄며 전월 대비 0.6%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설연휴 효과가 빠지면서 0.6% 떨어졌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은 각각 3.9%, 6.8% 감소를 기록했다.
전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서는 제조업 BSI가 80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고, 비제조업 BSI는 6포인트 오른 76을 기록했다. 이 같은 지수는 각각 1년, 3년여만에 최고치로 경기개선 기대감을 부풀렸다.
올들어 경제지표들이 그야말로 들쑥날쑥한 모습이다. 2월에 반짝 올랐던 지표들이 3월에 주춤하고, 4월 들어 다른 지표들이 개선되는 것은 그동안 경기개선 추세가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을 중심으로 실물 경제지표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의 부진한 실적이 경제지표에 반영돼 경기회복이 미약하다고 느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시차효과'라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물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까지 한 목소리로 "우리 경제가 미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완연하다' 또는 '강한 회복세'라는 말을 쓰려면 지표들이 일정한 모습을 나타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4월부터는 경기회복세를 보여주는 보다 강한 신호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성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의 심리나 기대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 신호다"고 설명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1월 101.1 이후 101.5 → 102.5 → 103.1 → 103.8로 달마다 상승했다.
이 총재는 지난 28일 "소비자심리가 나아지고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8%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경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3월 생산·소비·투자 지표들이 2월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조정을 받는 모습이지만 1분기 전체로는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2분기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