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브라질 주식형 펀드…우크라이나 사태 진정 국면·유가 반등에 돈 몰려
러시아펀드 3개월 평균 수익률 28.83%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지난해 정치ㆍ경제적 불안으로 최악의 성과를 보였던 러시아ㆍ브라질 펀드 수익률이 점차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진정 국면 속에 최근 원유 값이 반등하는 등 대외 환경 개선에 각국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12개 러시아 주식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평균 28.83%를 기록했다. 설정액 385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러시아 펀드인 'JP모간러시아자(주식)A'의 한달 수익률은 14.54%,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 1[주식]A1' 등 다른 펀드도 올해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브라질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주식 펀드에 비해 조금 늦게 발동이 걸렸지만 13개 브라질 주식형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평균 9.30%로 오랜만에 돈을 벌었다. 대표 펀드인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의 1주일 수익률은 3.06%로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러시아와 브라질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개선되고 수익률도 회복 기미를 보이자 이들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러시아 펀드에서는 지난해 362억원이 순유출됐으나 올해 들어 506억원이 순유입됐다. 'JP모간러시아자(주식)A'에만 올해 283억원이 들어왔다. 지난해 373억원이 빠져나갔던 브라질 펀드에서는 올 들어 자금 유출 규모가 줄더니 4월부터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러시아 증시는 최근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로 반등하면서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제재와 11%가 넘는 높은 물가상승률 등 부정적 경제 지표들로 불안감에 휩싸였던 것과 대조적 모습이다. 러시아는 대표적인 원유 수출국으로 석유ㆍ가스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한다.
러시아 정부가 강력한 경제 안정 정책을 펴는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진정되자 러시아 증시는 곧바로 반응했다. 지난해 40% 넘게 폭락했던 루블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0.5%에서 17%로 6.5%포인트 인상하고 크림반도의 대외적 불안감이 완화되자 올 들어 1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힘입어 러시아 대표지수인 RTS지수는 570선에서 단숨에 800선을 회복, 현재 1000선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브라질 역시 정치자금 스캔들에 휘말렸던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 브라스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폭락했던 레알화 환율이 저점을 찍고 반등에 성공하자 모처럼 증시에 활기가 불고 있다. 연초 4만6000선에 머물던 브라질 BOVESPA지수는 이달 들어 5만3000선을 가뿐히 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ㆍ브라질 모두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이 커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가 계속되고 있고 각종 경제 지표의 실질적 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그동안 낙폭이 커 단기적인 반등은 가능하지만 서방과의 관계 개선과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변동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역시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스캔들에 연루된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을 신청하고 제1야당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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