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1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줄더니 연간 수출도 감소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이 나왔다. 다급해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늘 오전 수출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조찬 간담회를 열고 중국 내수시장 진출, 미국과 중동 마케팅 강화, 중소ㆍ중견기업 수출지원, 무역보험 5조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수출활성화 4대 방안을 내놨다. 윤 장관은 대기업에게도 "해외 생산기지를 보유한 휴대폰, 자동차의 국내 생산물량을 늘려서 수출 확대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대책은 단기 응급 처방일 뿐이다. 수출 부진을 타개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수출은 지난해부터 이상조짐을 보여 한 해 동안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특히 주력 수출품인 석유화학제품이 유가하락에 직격탄을 맞으며 수출가격이 하락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8% 감소했다. 산업부는 연간 수출도 지난해보다 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수출 감소에는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도 한몫했다. 1분기 대중국 수출은 339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5% 줄었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0.4% 줄면서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진, 중국인들의 국산품 선호, 중국 부품의 경쟁력 강화 등이 대 중국 수출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따라서 효과적인 중장기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세계 경기의 불안한 흐름 속에서 수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高)기술, 고부가가치 품목을 발굴ㆍ육성해서 수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해법이다. 1분기에 역대 최대인 26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낸 부품ㆍ소재 분야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또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벌여 비관세 장벽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재점검해 기대한 수출확대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한ㆍ아세안 FTA처럼 자유화 수준이 낮은 FTA는 그 수준을 높이고, FTA 체결 후 대규모 무역적자가 난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원인을 찾아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발효가 임박한 한중 FTA를 대 중국 수출부진을 타개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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