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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의 경제학]"소비자 지갑 열어라" 경품에 빠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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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의 경제학]"소비자 지갑 열어라" 경품에 빠진 대한민국 롯데백화점 2014년 10억 경품 추첨행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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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우주여행, 10억원 등 초대박 경품 잇달아 등장
불황에 기대심리 이용한 집객효과 마케팅 일환
어려울 때 일수록 커지는 한탕주의 심리도 자극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2009년 11월, 롯데백화점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쌍용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내수침체가 극에 달했던 당시, 아파트는 '로또' 당첨과도 같았다. 효과는 엄청났다. 아파트 경품행사에만 총 280만명이 응모했다. 당시 백화점 경품 응모자수로는 최고 기록이었다. 추첨 당일 추첨장소인 잠실점 앞에는 1000여명의 사람이 몰렸다.


아파트로 시작된 대박형 경품이 골드바, 우주여행에 이은 10억원 등 초대박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부진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고객 집객효과를 노리기 위해 일명 '초대박형 경품'을 잇따라 내걸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 불황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경품으로 소비심리에 불을 지피자는 전략인 것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한탕주의가 커지는 심리를 자극하려는 잔략도 보인다.

◆시대를 반영하는 경품= 경품은 기업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략수단이 됐다. 종류와 이벤트 방법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1970년대 바가지, 접시 등 생활용품이 경품으로 자주 등장했다. 1990년대에는 해외여행상품권이나 여행용 가방 등이 경품으로 나왔다. 2000년대에 들어 이색경품이 쏟아져 나왔다. 건강진단권, 성형수술권, 주식 등에 고객이 몰렸다.


2010년 이후에는 고가 경품이 대세로 등극했다. 아파트, 수입자동차, 다이아몬드, 우주여행 등 억대를 호가하는 경품이 쏟아져 나왔다. 저성장에 장기화된 불경기를 맞아 고객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여름 세일을 맞아 응모하는 고객 대상으로 10억을 증정하는 역대 최대 경품 행사를 진행했다. 물건을 사지 않고 백화점에 와서 응모만 해도 되는 이 프로모션은 전 점포 기준 300만건 이상 응모됐다. 혹시나하는 기대심리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상승시켰다. 롯데백화점은 10억 경품을 응모하는 여름 세일 기간 동안 그간의 매출 부진을 뒤집고 8.5% 신장했다. 10억 행사에 짭짤한 재미를 본 롯데백화점은 올해도 10억원을 내세웠다. 3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봄 정기 세일 기간에는 고객이 응모하면 할수록 최대 10억원까지 경품 금액이 커지는 행사를 진행한다.


반대로 실속형 경품을 노리는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도 있다. 라면, 수건 등 불황에 작은 상품이라도 당첨하게 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계산이다. 실제 GS홈쇼핑은 지난 2008년 12월 생계형 경품효과를 톡톡히 봤다. 구매금액에 상관없이 1인당 라면 1박스(20개)씩 증정한 방송에서 하루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선 것. 이는 그 해 하루 최고 기록이었다. 황규란 GS홈쇼핑 차장은 "2007년 리먼 사태 이후 한명에게 몰아주는 경품보다 많은 사람에게 주는 경품으로 바뀌었다"며 "소액이지만 생계형 경품이 더 인기가 많은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품의 경제학]"소비자 지갑 열어라" 경품에 빠진 대한민국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가을 1등(1명)에게는 5억원 상당의 훈민정음 서문이 새겨진 10.09kg 황금판을 증정하는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경품의 경제적 가치와 심리적 효과= 경품은 고객을 모으고 매출을 높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잠재고객을 자극하거나 고객관계관리(CRM) 용도의 고객정보 등을 모으는 효과도 낸다. 1990년대에는 경품에 대한 규정이 엄격했다. 물건 판매를 전제로 한 경품은 상품구입액의 10%를 넘지 않아야 했다. 자칫, 사치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대폭 완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구매자를 기준으로 한 소비자현상경품은 2000만원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단, 구매 제한 없이 응모로만 했을 때는 적용을 받지 않는다. 최근 유통업체들은 구매하지 않고 응모만 해도 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가격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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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경품 트렌드는 경제상황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황혜정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 백화점의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백화점에 와야 하는 이유를 임팩트 있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프라인은 가장 중요한 것이 일단 매장에 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2011년 12월 32대의 자동차를 반값에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듬해에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하이브리드 차량과 대중교통 요금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5월에는 세계여행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사회적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가 불안정하고 내가 노력해서 한 만큼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닐 때 한탕주의가 생긴다"며 "이같은 심리를 이용,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노리는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품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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