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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가혜 형사고소, '일베' 견제? 오히려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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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넘는 네티즌 무더기 고소…'일베' 모욕죄 악용 움직임, 역논리 활용 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홍가혜씨는 최근 가장 뜨거운 뉴스메이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명예훼손 댓글을 단 10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을 형사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 당 200만~500만원씩 합의금을 받았다는 후속보도가 뒤따랐다.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수십억원의 거액을 거머쥘 수도 있다는 얘기다. 돈을 노리고 무더기 형사고소에 나섰다는 비판과 우려가 뒤따랐다. 하지만 당사자는 억울해 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그런 거액의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돈을 노리고 법적대응을 한 것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며 힘들었기에 '자기방어' 수단으로 그런 선택을 했다는 의미다. 홍씨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 이후 수많은 악플에 시달렸다.


홍씨는 이른바 세월호 허위 인터뷰 논란의 주인공이다.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국민적인 시름이 가득할 무렵 홍씨의 4월18일 MBN 인터뷰는 단숨에 화제로 떠올랐다. 홍씨는 민간잠수사로 자신을 소개하며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홍씨는 인터뷰에서 “해양경찰청에서 지원해준다고 했었던 장비며 인력이며 배며 지금 전혀 안 되고 있다”면서 “뭔가 사람 소리와 대화도 시도했고 갑판 하나 사이를 그 벽 하나를 두고 신호도 확인했고 대화도 했고 지금 증언들이 다 똑같다”고 말했다.


홍가혜 형사고소, '일베' 견제? 오히려 자충수 홍가혜. 사진=MBN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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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홍씨는 “정부 관련된 사람들이 민간 잠수부들한테 한다는 소리가 시간만 대충 때우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내부에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여겼던 이들은 “뭔가 사람 소리와 대화도 시도했고”라는 홍씨 인터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홍씨 지적은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달랐다. 세월호 내부의 사람 소리와 대화를 시도했다는 주장은 ‘세월호 승객 생존설’로 이어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궁지에 몰렸던 해양경찰청 측에서는 홍씨 거짓말 논란을 반전의 계기로 삼았다.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융단폭격’이 이뤄졌다. 입에도 담기 어려운 댓글이 이어졌다. 홍씨는 그렇게 난도질을 당했다.


“가혜야 얼마면 ○○벌리냐” “○○ 존나 흐물흐물 할듯” “강○ 당해서 뒤졌으면 좋겠다”


홍씨는 성적인 욕설이 담긴 악플에 시달렸다. 홍씨 얼굴을 다른 사람의 성관계 화면에 합성한 사진도 나돌았다. 홍씨는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으며, 자살을 고민하기도 했다.


홍씨의 발언을 놓고 변론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일부 과장된 내용이 담겨 있지만, 발언의 취지는 세월호 승객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실제로 홍씨가 발언한 세월호 내부 생존설 등은 진도 팽목항 주변에서 나돌던 얘기를 전언 형식으로 옮긴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검찰은 홍씨의 해경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엄중 처벌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2단독 장정환 판사는 지난 1월9일 1심 선고에서 “홍씨의 카카오스토리 내용과 방송 인터뷰는 구조작업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취지로 구조작업의 실체적 모습을 알리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경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에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은 홍씨의 행동 중 잘못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 판사는 “판결이 피고인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적절치 못한 측면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홍씨의 행동이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지만 형법상 처벌할 사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홍가혜 형사고소, '일베' 견제? 오히려 자충수


당시 홍씨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의 ‘공익변론’을 받았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이러한 반응을 내놓았다.


“비록 자신의 신분을 속인 점과 주변의 증언을 다소 과장해서 말했거나 일부 틀린 부분이 있을 지라도, 실제 당시 현장에서 벌어진 해양경찰의 부진한 수색활동과 민간잠수사들의 수색활동 통제 등을 보았을 때, 홍씨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도 아니었고, 따라서 해양경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기소할 일도 전혀 아니었다.”

법원의 1심 선고 결과는 홍씨를 향한 집단적인 비판이 과도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성적모욕이 담긴 댓글 등은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내용이 적지 않았다. 일베 회원들이 그러한 행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홍씨는 1심 판결이 있기 전부터 법적 대응을 준비했다. 홍씨는 지난해 8월 S법무법인 최모 변호사를 만났다. 최 변호사는 10년동안 수많은 악플 고소를 대리한 경험이 있는 법조인이다. 최 변호사와 홍씨는 "심한 것만, 누가 봐도 고소할만한 대상이라고 볼 것만 고소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악플에 대한 법적 대응 대상을 제한적으로 잡았다고 했지만, 인원은 수백명을 훌쩍 넘었고 1000명을 넘어섰다. 홍씨의 무더기 형사고소 시도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는 보호장치일 수도 있다. 강경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악플은 계속되고, 사과를 할 것처럼 보이다가 다시 악플 공격을 하는 경우도 실제 있었기 때문이다.


무더기 형사고소는 일베 회원들의 계속되는 악플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일부 효과를 봤는지 모르지만,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홍씨의 무더기 형사고소가 여론의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최 변호사는 “미친○ 수준 이상의 욕설만 고소했다”면서 “여성에 대한 가장 심한 욕은 미친○이며 다른 비하하는 표현과 같이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홍가혜 형사고소, '일베' 견제? 오히려 자충수


홍씨가 정말로 일베 회원 등 일부의 과도한 악플을 견제하려고 했다면 가장 심한 내용이 담긴 글에 대해 제한적으로 법적대응을 하는 방법이 여론의 동의를 구하는 데 유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얼굴 사진을 합성해 음란사진을 유포하는 행위, 입에도 담지 못할 성적 욕설을 담은 행위 등을 엄중하게 처벌해달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무엇보다 홍씨의 행위는 일베 회원들의 행동에 명분을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일베 회원들은 자신들을 '일베충'으로 지칭하는 댓글이 있을 경우 모욕죄로 고소하자고 선동하는 글을 쓰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일베 회원이 자신을 '일베충' '벌레'라고 지칭한 네티즌들을 무더기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홍씨가 1000명 이상의 네티즌들을 형사고소한 행위가 정당하다고 인정할 경우 기획성 모욕죄 소송을 비판할 명분이 흔들릴 수 있다.


홍씨는 참여연대 공익변론을 받아 해경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홍씨 변론에 참여했던 참여연대 측 변호사는 홍씨와 최 변호사의 무더기 형사고소가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만류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년이 다가 오지만, 진상규명 작업은 더딘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제대로된 활동은커녕 사실상 태업을 이어가고 있다.


진실을 밝히는 게 두려운 이들, 여론의 시선을 돌리고자 하는 이들의 방해가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 아닐까. 홍씨의 무더기 고소를 둘러싼 이번 논란도 세월호 진실을 감추고자 하는 이들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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