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으로 기운 국정주도권 되찾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개각과 비서실장 교체 등 일련의 인적쇄신 작업을 마무리한 박근혜 대통령이 대내외적 소통행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청와대의 '외방향' 소통이 국정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상황인식의 결과로써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스타일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당 쪽으로 급격히 기운 국정운영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행보로 볼 여지도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중동 4개국 순방 결과를 각계 인사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자, 이를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정치권에 지배적으로 자리 잡았다. 박 대통령은 13일 5부 요인을 청와대에서 만났고, 17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만난다.
순방에서 거둔 성과를 설명하고 이를 '경제활성화'로 현실화하기 위해 각계의 협력을 당부한다는 취지지만,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고 있다는 메시지를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알리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박 대통령이 변하고 있다는 신호를 처음 보낸 건 사실 두 달 전이다. 박 대통령은 1월 20일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대통령과 국무위원 간 티타임이 '화제'가 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어찌됐든 기존 불통 이미지를 깨는 데는 일정 부분 효과를 낸 것도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비서실장 교체를 통해 여론에 응답하고, 적극적인 소통행보를 이어가며 지지율 회복과 이를 통한 3년차 핵심 국정과제의 힘 있는 추진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대통령은 올해 핵심 국정과제로 공무원연금 등 4대 부문 개혁을 제시했는데, 이는 박 대통령 전체 임기의 성패를 좌우할 승부수다. 사회적 갈등과 논란이 불가피한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난제인만큼,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고 여야 새 지도부와 원만한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박 대통령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련의 움직임이 통치 스타일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청와대가 부처 인사 등 업무에 지나치게 깊이 개입하거나 대통령이 소소한 정책까지 직접 챙기는 '일방통행·만기친람형' 리더십에 변화가 없다면 소통행보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어서다.
대통령은 국정의 큰 그림만을 제시하고, 각 부처 장관들이 실권을 쥐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은 지난 2년간 박 대통령에게 가장 많이 쏟아진 조언이자 비판이었다. 박 대통령의 소통행보가 단순 이벤트에 불과한 것인지 혹은 근본적 변화의 신호인지는 앞으로 4대 부문 개혁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그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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