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카카오 올초부터 하락세 이어가
부진한 4분기 실적이 원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내 정보기술(IT) 양대축인 네이버(Naver)와 다음카카오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주가가 지난달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이달 들어서도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초 핀테크(금융+기술) 수혜주로 반짝 상승했지만 부진한 4분기 성적이 드러나면서 외국인과 기관으로부터 점차 외면 받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오전 09시32분 현재 4000원(0.62%) 내린 63만7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벌써 4거래일째 하락세다. 전날 종가 64만1000원을 기준으로 올 들어 주가가 12.3%나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네이버의 주가 하락은 현재 52.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1월2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총 176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41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같은 매도세는 중국 대장주들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이 결정적이었다.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8.3% 낮추는 등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의 MSCI 지수 편입이 가능해져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며 "4분기 실적발표 이후 단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한 것도 외인 매도세가 집중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시간 다음카카오는 2700원(2.16%) 내린 12만2500원에 거래를 이어가며 5일째 내리막이다. 올 들어 8.7% 하락했다. 이날 다음카카오는 장중에 전날 대비 2.24% 하락한 12만2400원까지 떨어져 연중 신저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하며 핀테크 사업에 발을 들여놨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뱅크월렛카카오의 수수료 유료화 계획도 연기되는 등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져 흥행에 실패했다.
기관은 1월 말까지 다음카카오 주식 195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2월 이후 현재까지 980억원어치를 되팔았다. 외국인도 올 들어 1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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