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요구 반영해 세면대 높이고 파우더룸 만들고…市, 2018년까지 675개 학교 화장실 개선 추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시가 시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학교 화장실 개선 시범사업이 완료됐다. 시는 2018년까지 675개 학교를 대상으로 화장실 개선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시 교육청과 함께 시내 7개 초·중·고등학교 대상으로 진행한 '쾌적한 학교 화장실 만들기 시범사업'을 모두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시는 시범사업 7개교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결과 전체 학생의 50.5%가 화장실 이용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생들이 학교 화장실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 이미지는 비위생적(44%), 악취(33.3%), 부실·불편(6.2%) 등 이었다.
시는 이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청과 함께 화장실 개선 시범사업에 나섰다. 이번 시범사업은 초등학교 3개교(미동초, 중마초, 우신초), 중학교 2개교(신현중, 개봉중), 고등학교 2개교(둔촌고, 용화여고) 등 총 7개교 26동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공사가 진행됐다.
시는 화장실 공간 디자인을 위해 먼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디자인디렉터가 모인 '화장실 디자인 TF팀'을 구성했다. TF팀은 5주간의 회의를 통해 디자인 도면을 확정, 기능 중심의 시설개선은 물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감성'까지 채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시는 또 공간 조성 과정에서 디자인 전문가, 기업인, 화장실 관련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화장실 디자인 자문위원회'의 자문 내용도 적극 반영했다.
실제 미동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에 키에 맞춰 세면대 높이를 조정했고, 신발주머니 등 물건을 비치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용화여자고등학교의 경우 화장실 전면부를 확장, 휴식공간 및 파우더 룸을 마련했다. 또 학생의견을 반영, 용변공간과 세면공간을 분리했다.
한편 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계기로 2018년까지 총 675개 초·중·고등학교의 화장실 1350개동을 단계적으로 개선 할 계획이다. 또 시는 시범사업 과정을 매뉴얼로 제작, 올해 개선에 돌입할 학교에 배포한다.
김영성 시 교육정책담당관은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사업은 아이들이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설계·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고 토론을 통한 공동 의사결정이라는 인성 교육과 질서 지키기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길러주는 사업"이라며 "기존 학교 화장실에 대한 어두운 인식을 전환하고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 공간을 모색하는 첫 걸음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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