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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회복론, 과장된 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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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가 다소 과장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월 28일자)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고용효과가 미미한 몇몇 산업이다. 미국이 최첨단 기술 부문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제조업의 황금기는 1970년대였다. 당시 미 제조업은 전체 노동력의 20%에 해당하는 인력 2000만명을 고용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이들 일자리 가운데 200만개가 사라졌다. 경쟁에서 일본ㆍ중국에 밀린 탓이다.


1990~2007년 중국산 수입품 탓에 미 제조업 일자리 25%가 사라졌다. 2010년 미 제조업 인력은 전체 노동력 가운데 9%에 불과했다.

경기침체가 막을 내린 2009년 중반부터 2013년까지 제조업 임금은 민간 부문 전체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졌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혀 늘지 않았다.


최근 들어 달러화 약세에 따라 수출 경쟁력이 생기자 미 대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속속 자국으로 이전했다. 그 결과 미 제조업 일자리는 최근 18개월 연속 늘었다.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2008~2010년 제조업ㆍ비제조업 부문의 임금을 분석해보니 제조업 근로자의 주당 평균 임금이 605달러(약 66만6290원)에 이르렀다. 비제조업보다 8% 많은 것이다.


경기침체 기간 중 자동차ㆍ가구 같은 내구재 생산이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2013년 중반 내구재 생산은 2007년 전성기를 웃돌았다. 한편 비내구재 생산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


내구재 생산 붐은 몇몇 부문에서 비롯됐다. 일례로 저금리 덕에 신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제조업은 급성장했다. 2009~2013년 자동차 제조업은 내구재 성장의 33%를 차지했다.


그러나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그 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충족되면 일부 거대 산업이 고통 받게 마련이라고 경고했다. 제조업 생산 전반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 제조업은 노동집약과 거리가 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는 과거 추세대로라면 경기침체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제조업에서 일자리 120만개가 창출됐어야 했다. 그러나 새로 생긴 일자리는 80만개에 불과하다.


미국은 이미 과학ㆍ수학 활용도가 높은 첨단 제조업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첨단 제조업의 생산 규모는 1조달러를 훌쩍 넘는다. 이 부문의 수출 규모는 연간 9000억달러로 미국 전체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항공우주ㆍ산업설비 같은 몇몇 첨단 산업에서 미국의 수출 규모가 수입 규모보다 많다. 그러나 기타 산업은 여전히 막대한 무역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의약품ㆍ반도체를 예로 들면 무역적자는 각각 400억달러가 넘는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크 머로 수석 연구원은 "미국이 첨단 산업에서 주도력을 잃을 경우 혁신ㆍ노동력ㆍ투자에서 뒤질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래 미국의 전체 고용시장에서 첨단 제조업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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