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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뉴노멀'…원자재 보면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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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경제의 화두인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현상이 원자재시장에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원자재 트레이더들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중국이 세계 원자재 블랙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장기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기를 의미하는 '수퍼 사이클'이 시작된 것도 중국이 주택, 상업용 빌딩, 공장,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을 받았다. 2009년 중국이 4조위안을 쏟아 붓는 경기부양책을 펼 동안 전세계 원자재가 중국으로 향했다.

세계에 유통되는 금속 원자재 가운데 중국 소비 비중은 2000년 12%에 불과했지만 현재 50% 수준까지 높아졌다. 철광석의 중국 소비 규모는 1998~2008년 사이 5배 넘게 폭증했다. 중국의 철강 소비 규모는 미국, 러시아, 인도, 일본, 한국의 합산 소비 규모 보다 많아졌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원자재 소비 트렌드는 건설·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산업 기초 원자재 비중이 줄고 식품·귀금속 원자재 비중이 높아지는 쪽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초고속 성장 대신 중간 속도의 질적인 성장 추구를 촉구하며 '뉴노멀'을 강조하고 있는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구리의 가격 흐름은 중국의 낮아진 경제 성장률을 가장 많이 반영한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현물가격은 이날 톤당 5672달러를 기록해 올 들어 10%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5년 반 가운데 가격이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투자은행 맥쿼리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세를 지속할 경우 2019년 까지 구리시장의 초과 공급량은 200만t에 이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대다수는 중국의 주춤해진 건축·인프라 투자로 향후 1~2년간 구리 가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지난해 내수 철강 소비가 1995년 이후 19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중국의 성장 둔화 영향이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분위기에 철강업계의 과잉생산까지 겹쳐 철강 제품의 중국 내수 가격은 양배추값 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세계 철강 가격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2003~2012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의 3분의 2를 흡수했던 중국은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린데다 에너지 효율성을 끌어올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으로 지난해 원유 수요 증가율이 2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뉴노멀이 원자재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지만 그렇다고 공포감을 느낄 필요까진 없다. 중국이 식품 및 귀금속 원자재에 새로운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뉴노멀 시대에 진입하면서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인들은 유제품, 육류 소비를 늘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중국의 연간 육류 수입 증가율이 7%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금도 중국인의 수요 증가 덕을 보고 있는 원자재다. 중국은 현재 인도와 함께 세계 최대 금 소비국으로 손꼽히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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