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패션 메신저]'유익한 가짜' 나일론

시계아이콘01분 1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패션 메신저]'유익한 가짜' 나일론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AD

'나이롱환자'나 '나이롱신자'라는 말이 있다. 가짜 환자, 엉터리 신자를 이른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가운데 하나인 '나일론'을 천연섬유가 아니라 해서, 진짜가 아닌 가짜라는 뜻으로 사용한 예다. 인간이 진짜 천연섬유처럼 만든 '짝퉁'섬유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어법이었다. 그러나 나일론은 결코 가짜도 짝퉁도 아니다.


인조섬유가 등장한 것은 1889년 프랑스의 샤르도네(Chardonnet)가 목재펄프로 레이온을 개발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화학적 합성을 통한 섬유 개발은 1938년, 미국 듀폰(Dupont)사의 화학자 커러더즈(Carothers)에 의해 만들어진 나일론이 최초다.

개발 당시에는 칫솔모 같은 생활용품으로 대중에게 다가왔고, 섬유로서는 스타킹이 출발이었다. "석탄, 물, 그리고 공기가 당신의 몸을 감싼다"는 광고문과 함께 1940년 나일론 스타킹은 판매되기 시작했다. 여성이 종아리를 드러내기 시작하던 1925년경 실크스타킹은 신고 나가기도 전에 해질 정도로 약했다.


그러나 나일론스타킹은 질기고 탄력성 있고 아름다웠다. 당시 실크스타킹보다 두 배나 비쌌지만 첫날 동이 날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덕분에 듀폰사는 대박을 터뜨렸다. 세계 제2차 대전 때는 낙하산, 텐트, 밧줄 같은 군사용품까지 나일론으로 만들었다. 전쟁으로 군수품이 부족해지자 미국에서는 나일론 스타킹의 판매가 제한됐고 급기야 여성들이 자신들의 스타킹을 녹여서 군용으로 사용하도록 앞 다퉈 내놓기도 하였다.

이후 나일론은 발전을 거듭하며 종류와 용도가 다양해졌다. 강철보다 강도가 5배나 높은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 플라스틱 바가지에서부터 고급 파티복, 가전제품ㆍ자동차 등 산업 전반으로 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의류에서의 혁명은 물론 산업현장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일론으로부터 시작된 화학섬유는 폴리에스테르 같은 또 다른 합성섬유 개발의 시초가 됐다. 뒤이어 아크릴, 폴리우레탄, 올레핀, 폴리비닐알콜, 폴리염화비닐 섬유 등 수없이 많은 새로운 섬유들이 생겨났다.


나일론을 비롯해 이렇게 개발된 합성섬유(이른바 가짜 섬유)들은 천연섬유보다 우수한 성질로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돕고 있다. 물론 환경문제 같은 풀어야할 과제도 있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싼 값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화학섬유만의 장점이다. 그런 점에서 나일론이 '나이롱환자'나 '나이롱신자' 같은 가짜의 개념으로 통용된다는 것은 나일론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가짜지만 '유익한 가짜'다. 유익한 가짜는 가짜라 하지 않는다. '신제품'이다.


2014년은 비극의 한해였던 것 같다. 60년 전 갑오년의 격동이 이 땅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아내는 몸부림이었다면 지난해의 비극은 가짜와 짝퉁들이 빚어낸 참사들이었다. 가짜와 짝퉁들은 마피아 천국을 만들면서 정국도 뒤흔들었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는 해악을 끼치면서 참으로 무익했다는 점이다.


2015년이 밝았다. 올 해에는 나일론 같은 유익한 가짜가 무수히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