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화재는 초고속·진화는 거북이'…사상자 키운 3가지 이유

시계아이콘02분 0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4명 사망 124명 부상, 의정부 화재 인명피해 왜 커졌나
10층 이하 건물은 의무 설치대상서 제외돼 초기 진화 못해
도시형생활주택 안전규제 완화 외장재 스티로폼 타고 불길 확산
밀집된 건물·좁은 도로에 소방차 진입 방해 구조작업도 늦어

'화재는 초고속·진화는 거북이'…사상자 키운 3가지 이유
AD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이민찬 기자, 경기(의정부)=유제훈 기자] "화재는 초고속, 진화는 거북이"

새해 벽두 주말에 일어난 의정부 오피스텔 화재는 순식간에 불이 크게 번져 12일 현재까지 128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처럼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가연성 소재의 외벽, 스프링클러조차 없는 부실한 소방 설비,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도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장재가 연료 역할= 불에 잘 타는 건물 외장재가 불을 순식간에 키웠다. 이번에 화재가 난 건물은 많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처럼 외관을 세련되게 하려고 골조에 외장재를 덧붙였는데 그 재료가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이어서 삽시간에 불이 번져 나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연성 재질의 외장재를 사용치 않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늦게 나오고 있다.

이번에 화재가 난 10층짜리 대봉그린 도시형생활주택 등 중소형 건축물은 외벽 마감재의 난연 성능에 대한 규제가 없다. 건축법은 "건축물 외벽에 사용하는 마감재료는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로 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두고 있지만 시행령에서 30층이상 고층이거나 상업지역 내 음식점이나 유흥주점, 학원, 고시원 등으로 건축물의 용도범위를 좁혀놓았다.


이 때문에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건축주들은 외장재로 굳이 비싼 불연재나 준불연재, 난연재를 쓰지 않고 가연성 스티로폼 소재를 선택한다. 건축업체 대표인 A씨는 "오피스텔 등 소규모 주택 건축주들은 외관을 예뻐 보이게 하거나 단열, 방수, 방음 등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외장재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알루미늄패널이나 세라믹패널, 유리섬유패널보다는 값싼 스티로폼 샌드위치패널을 쉽게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스피링클러 비용 6000만원에 갈린 생사= 화재가 빠르게 번진 데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탓도 컸다. 스프링클러 설치 유무가 초기 화재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번 화재 이튿날인 11일 오후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불과 4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19층 건물인 신한헤스티아 10층 오피스텔 내부에서 이러난 화재가 금세 진화된 것에서 드러난다.


불은 실내의 전자렌지와 드럼세탁기, 내부 벽면을 태우다가 작동한 스프링클러에 의해 진화됐다. 오피스텔 관리사무소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것을 확인한 뒤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관과 경찰관이 잠긴 현관문을 개방했을 때 불은 이미 꺼져 있었다.


소방 관련 규정에 따르면 대봉그린아파트는 10층짜리여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작동했다면 최소한 화재가 급속도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이 때문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봉그린아파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6000만원이다.

◆밀집된 건물ㆍ좁은 도로 진화 방해=
'대봉그린아파트'에서 시작된 불길이 인근 단독주택과 드림타운·해뜨는마을아파트로 빠르게 옮겨 붙게 된 것은 거센 바람 탓도 있었지만 건물 간 거리가 1~2m에 지나지 않았던 탓이 컸다. 처음 불이 옮겨붙은 건물인 드림타운 아파트는 대봉그린아파트와 1.6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해뜨는마을아파트 역시 1.8m 차이에 불과했다. 전소되다시피 한 인근 단독주택도 화재가 시작된 주차장과 맞닿아 있어 빠르게 불이 옮겨 붙었다. 현행법상 공동주택은 다른 건물과 최소 2~6m에 달하는 거리를 두도록 규정돼 있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인 세 건물의 경우 예외대상이었다.


실제 생존자들 중에서는 옥상에서 다른 건물 옥상으로 '걸어서' 대피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대봉그린아파트 9층에 거주했던 생존자 김광식(24)씨는 "화재경보음을 듣고 나와 보니 아래층에 연기가 가득해 맨 윗층 기계실로 올라갔다가 옆 건물 옥상으로 대피했다"며 "건물 사이 간격이 (뛸 수 있을 정도로) 좁지는 않았지만 (건물의) 가장자리 부분을 통해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세 건물과 인근 상가, 단독주택으로 빠르게 불이 옮겨 붙은 반면 진화속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느렸다. 무엇보다 소방차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주택가 구조 탓이 컸다. 실제 세 건물은 인근 대로와 인접해 있었지만 진입로는 5~6m 남짓한 이면도로 하나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주차장 부족으로 불법주차된 차들이 많아 소방차가 신속히 진입하지 못했다.


택시기사 김모(52)씨는 "불이 난 아파트는 차량 5~6대만 주차해도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좁아 평소에도 불법주차가 적지 않았다"며 "인근에 전철선로와 작은 건물들이 밀집돼 있어 구조 활동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경기(의정부)=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