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어 인도도 스마트폰 거대시장 급부상
중국 로컬업체 이어 인도 역시 자국업체들이 가격경쟁력 바탕으로 성장 구사
삼성 아성 흔들릴까…제품 혁신, 유통 경로 확대 서둘러야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지난해 스마트폰시장에서 미국의 애플·중국 로컬업체가 강세를 보였다면 올해는 인도의 급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중국, 인도 등 인구대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현지 업체가 자국의 이점을 토대로 빠르게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도는 현지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어 국내 업체의 잠재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혁신, 유통 경로 확대를 서두르고 원가경쟁력 제고와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 확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대두=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동력이 신흥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중저가폰이 부상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2015년 스마트폰 시장은 14억2000만대(13.0%↑)로 성장률은 전년(26.9%↑) 대비 둔화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급 수요 정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에서의 차별화 희석 ▲범용상품화(commodity) 등으로 제조업체 간 가격, 마케팅비용지출 등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2013년 41.4%에서 2014년 26.9%, 2015년 13.0%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신흥시장은 2015년 10억대를 돌파하며 세계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스마트폰 성장률은 북미 4.0%, 서유럽 3.6%, 아시아·태평양 13.3%, 아프리카·중동30.8%, 중남미 20.9%, 중동유럽 14.4%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에서 신흥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67.6%에서 올해 70%를 돌파하고 2018년에는 80%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90달러 이하 저가폰 점유율은 2011년 20.4%에서 2015년 53.9%로 높아질 전망이나 같은 기간 300달러 이상 스마트폰점유율은 48.5%에서 30.9%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해식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산업분석팀 수석은 "선두업체와 후발업체 간 기술적 격차가 축소되고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이 상승하는 가운데 중국, 인도 등 광대한 자국시장에서 저가격을 무기로 후발업체가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며 삼성전자, 애플 등의 아성에 도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자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중국업체= 중국 로컬업체, 가격을 무기로 자국에서 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는 1억500만대(31.9%↑)를 기록, 분기별 기준으로 사상최고치를 재 경신했다.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과 맞물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17.9% 에서 2013년 32.0%, 2014년 1~3분기 33.3%로 상승했다.
2012년부터 단일 국가로서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2014년 스마트폰 출하는 전년 대비 33.0% 성장한 4억2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국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판매 상위 10대 업체 중 8개를 샤오미 등 로컬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1400만대·18.6%↓)는 로컬 업체의 중저가 제품 공세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결과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시장점유율도 하락추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SA조사 결과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2년 17.7%, 2013년 19.7%까지 상승하다 2014년 1분기 19.0%, 3분기 13.3%로 떨어진 반면 샤오미(1700만대, 233.3%↑)가 점유율 16.2%를 기록하며 1위에 등극한 가운데 레노버(1150만 대, 6.5%↑), 화웨이(960만대, 17.9%↑) 등 로컬 업체들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의 해외진출 노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상위 10대 기업 중 5개가 중국 업체로 나타났다. 샤오미(3위), 화웨이(5위), 레노버(6위), ZTE(7위), TCL-Alcatel(9위) 등은 규모의 경제와 학습효과 등을 통해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한 결과 글로벌 상위 10대 업체에 랭크됐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업체=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가운데 로컬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시장이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 확대와 대형 이동통신사의 적극적 부가 서비스 확장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보급형 제품 등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2012년 이후 2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마이크로맥스, 카본, 라바, 인텍스 등 인도 로컬업체가 저가 스마트폰을 공격적으로 출하하며 10위권에 포진했다.
특히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2050만대 규모로 세계 8위에 불과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순위가 3위로 상승하며 올해에는 2위 미국과의 격차를 더욱 축소했다. 결국 12억 인구 대국인 인도가 새로운 스마트폰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보급형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4년 기준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190달러 미만의 저가 제품이 시장의 77%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36~99달러대가 약 4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499달러로, 중국 6807달러, 브라질 1만1208달러, 러시아 1만4612달러 등 브릭스(BRICs) 국가 중 가장 낮은 소득 수준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이 중국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혁신, 유통 경로 확대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 수석은 "샤오미 등 후발업체와 차별화된 부품·소재를 과감히 도입함으로써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고 공정 혁신과 핵심부품 수직계열화의 이점을 활용해 원가절감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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